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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한국해비타트

 

공구로 봉사하는 우리 독립운동가 후손들께 집 선물하죠

 

한국해비타트

 

 

 

 

한국해비타트가 진행하는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소감을 말한다. 도움을 주려고 왔는데 도리어 내가 큰 기쁨을 얻고 간다고. 가수 션, 소리꾼 고영열과 같은 유명인사들도 한국해비타트에서 집짓기 및 집고치기 봉사를 하며 많은 의미를 얻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해비타트는 몇 년 전부터 독립운동가 후손을 위한 주거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 화제다.

 

해비타트의 집짓기에는 대량의 공구가 사용된다.

 

봉사의 선순환 가져오는 사랑의 집짓기


사랑의 집짓기로 유명한 한국해비타트는 국제적인 비영리 기구, NGO단체다. 보금자리를 통해 주거 취약 가정과 저소득 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전 세계 78개국의 해비타트가 하나 되어 활동한다. 한국해비타트가 짓는 집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과 개인의 후원 기금, 자원봉사자 수백 명의 땀방울, 입주가정의 굳은 자립 의지로 한 채의 집이 탄생한다. 송신혜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부터 한국해비타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해비타트가 자립 능력이 있는 가정에 제공하는 집은 무료가 아닙니다. 물론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가정에는 무료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드리거나 집을 고쳐드리죠. 다만 자립 능력이 있는 주거 취약 가정은 300시간 건축 봉사활동이나 교육에 참여해야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도움을 받은 분이 다른 분께도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또 집 짓는데 들어간 순수한 건축비를 15년 이상 무이자 할부 방식으로 상환하셔야 합니다. 자립 의지와 최소한의 자립 능력을 갖춘 무주택가정을 우선시 하는 이유 입니다.”
해비타트는 1976년 미국인 변호사 밀러드 훌러와 그의 아내 린다(Millard and Linda Fuller)의 주도로 시작된 단체다. ‘모든 사람은 안락한 거처에서 살 권리가 있다’는 신념의 실현 차원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무주택가정에 주거를 제공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입주가정의 건축 상환금은 미래의 입주가정만을 위해 쓰이는데 이 기금을 ‘회전기금’이라고 하며 회전기금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다음 가정을 위한 집을 짓고 희망을 세우고 있다.

 


한국해비타트 봉사활동은 공구가 필요해


지역사회의 변화와 건강한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하는 집짓기 사업은 해비타트를 대표하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집을 새로 짓는 수준의 집고치기 활동을 주력사업으로 하며 산불이나, 코로나19, 홍수와 같은 재난재해로 피해 입은 이재민을 위한 재난 대응 사업, 식수 위생사업 등 다양한 인도적 지원활동을 한다.
“집짓기 혹은 집고치기 모두 건축자재가 필요하고, 전문가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일입니다. 일반적인 집짓기를 한다면 우선 건물을 세울 토지를 구매하고 건설회사를 통해 인력과 자재를 조달해서 집이 지어지죠. 건축비에 건설회사 이익도 포함되고요. 집이 비싸지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해비타트가 시작된 미국 같은 경우 동네 사람들이 힘을 모아 공사를 하면 인건비가 빠지면서 집을 저렴하게 지을 수 있어요. 가정이 안정되면 마을이 안전하고 안정됩니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을 이롭게 하는 일이죠. 그런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조직화 한 것이 해비타트고요. 미국의 집은 보통 목조주택입니다. 그렇기에 저마다 집고치기를 위한 망치나 톱, 안전모, 장갑과 같은 각종 다양한 공구를 가정마다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보통 공구함에 각종 공구를 들고 샌드위치나 음료수 같은 먹을거리도 집에서 싸와서 봉사활동을 해요. 그런데 한국은 좀 환경이 다르죠. 집짓기 봉사활동을 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개인이 공구를 보유하지 않고 안전모도 없고요. 일을 하다가 다치는 사고가 나면 대응해야 하는 보험 문제도 있고 식사와 간식도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개인 건축 봉사를 하려면 만 15세 이상이어야 하고 참가비 2만 원은 필수입니다.”

 

 

투명한 회계, 경영 능력으로 성장


한국해비타트는 투명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국제 주거복지 대표 비영리 기관이기에 개인과 단체, 기업 등 각계에서 보내주신 후원금을 투명한 재정 보고와 운영으로 사용된다. 2021년 한국해비타트의 사업수입은 대략 206억 원. 이중 후원금 69.3%, 국가보조금 수입 16.2%, 주택상환금 11.2% 등 각종 사업수입 및 지출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후원금은 현금으로 전달 시 다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 수혜 가정에 직접 현금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업계획, 실적 등 주요 사항을 국토교통부에 매년 보고하고 있습니다. 기부금 모집 및 사용명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행정안전부에 기부금 모집 계획을 등록, 홈페이지에 사용 내역을 공시하고 있고요. 또한, 외부 감사인의 감사를 받고 감사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며 국세청 홈페이지에 회계결산서류 공시도 이행하고 있어요. 모든 비영리 기구가 그렇지만 이익을 남기는 조직이 아니기에 한국해비타트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저마다 신념이나 의미를 가지고 받는 것 이상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국의 지회마다 타일, 전기, 설계 등 건축전문가들이 정직원으로 일하시는데요. 그분들이 평범한 건설사에 들어가셔서 일하신다면 더욱 많은 연봉을 받으셨겠죠. 한국해비타트 정직원분들은 헌신을 해야 할 뿐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다양한 민원이나 항의도 현명하게 해결해야 합니다. 인내심은 물론 적자를 보지 않기 위해 경영 능력도 필요한 일이죠.”

 

 

공구인 응원, 집짓기 후원해주세요


한국해비타트는 2017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희생과 헌신으로 나라를 지켰던 독립운동가는 대략 15만 명. 그 후손들은 대부분은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지 못했고 개인소득은 월 200만원 미만이다.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자부심 대신 가난이 대물림 되는 현실 속에서 한국해비타트는 지금까지 독립유공자 후손 54세대에게 안락한 보금자리를 선물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분들은 현재 대부분 고령이신데 힘들게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보훈처 등과 협력하여 대상자를 선정하였는데요.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후보군에 올라오신 모든 분들께 집짓기나 집고치기를 해드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한국해비타트의 집고치기는 집을 다시 짓는 수준으로 진행 됩니다. 그렇기에 건축 현장에 필요한 각종 다양한 공구를 모두 사용하죠. 현장에서 일하시는 전문가분들도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 받거나 주어진 공구를 그때그때 손에 익혀서 작업합니다. 망치, 톱, 안전모, 안전화는 물론 일반적인 건축 현장에 사용되는 공구나 철물, 건축 자재는 모두 사용하고 또 기부 받고 있습니다. 다만 현물 기부의 경우 본부 담당자분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망치는 수백 개가 있는데 톱이 모자랄 수도 있고요. 또 충남세종지회에서는 모자란 공구가 대구경북지회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있죠. 한국해비타트는 전국 지회마다 창고가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분들에게는 공구를 드려야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창고에는 보다 다양한 공구가 필요합니다.”
독립유공자 후손에게는 정부가 지원하는 지원금이 있다. 그러나 그 금액은 생활비로도 부족하고 그 결과 많은 분들이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분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공구인이 가진 공구 몇 개가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미니 인터뷰

 

팬텀싱어 풍류대장 나의 공구는 ‘자신감’

 

소리꾼 고영열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소리꾼 고영열은 판소리계의 라이징 스타다. KBS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긴 그는 2020년 JTBC 팬텀싱어 3에서 4인조 크로스오버 보컬 그룹 ‘라비던스’를 결성해 준우승을 거둔 바 있다. 현재 한국해비타트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독립운동가 후손 주거개선에 진심인 그를 만나보았다.

 

 

건설 현장서 일하며 공구에 친숙해진 소리꾼


피아노 치는 소리꾼으로 유명한 국악인 고영열은 거문고, 트럼펫, 해금, 북과 장구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안다. 그런데 그는 공구도 다양하게 다룰 줄 안다. 무명이었던 대학 시절 낮에는 건설 현장에서 공구를 잡고 밤에는 노래를 했다고. 그래서일까 바쁜 공연 스케줄 속에서도 한국해비타트의 홍보대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도 집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어서 대학 시절 용돈 같은 경우 제가 직접 벌어야 했는데요. 급할 때는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나가 건설 현장의 조공으로 일하기도 했죠. 그때 다양한 공구를 접했습니다. 또 저는 혼자 산 지도 10년이 넘었어요. 자연스럽게 집고치기나 가구 조립에 필요한 일반적인 수공구는 가지고 있죠. 덕분에 한국해비타트에서의 활동도 부담이 없었어요.”

 

 

팬클럽 ‘얼씨고’와 함께 한국해비타트 활동


그와 한국해비타트의 인연은 그의 팬클럽 ‘얼씨고’를 통해서다. 팬클럽 회원들이 한국해비타트에 기부를 시작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이후 고영열은 2021년부터 한국한국해비타트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삼일절 이벤트 희망의 손글씨 챌린지 참여, 2021 버츄얼 815런 8.15km 완주 등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들을 기억하고 지원하는 데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단순히 팬 미팅을 하는 것도 좋지만 팬분들과 함께 기부하고 봉사하는 것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이거든요. 지난번 집짓기 봉사 때는 팬카페 회원, 밴드, 소속사 임직원들이 다 함께해 기억에 남습니다. 몸은 물론 힘들어요. 저녁에 식사하면서 수저 잡은 손이 떨릴 정도니까요. 그래도 기억에 남습니다.”

 

 

나의 공구는 ‘자신감’, 공구인 분들도 응원해  


지난 5월 19일에도 그는 강원도 홍성에 위치한 김상억 독립유공자 선생 후손의 집을 수리했다. 한국해비타트 사람들과 함께 지붕에서 망치질하고 담벼락 페인트칠도 하는 소리꾼의 공구는 무엇인가 물으니 ‘자신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자신감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소리꾼으로 활동하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변성기가 왔었거든요. 그런데 결국 내가 노력했던 순간과 시간에 대한 믿음을 두고 극복해 나가야 하더라고요. 또 변성기를 극복하면서 노래를 더욱 자신 있게 할 수 있었고요. 노력을 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면 어떤 문제든 이겨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구인 여러분들이 판매하는 공구가 있다면 어려운 집짓기 집고치기도 자신 있죠. 공구인 여러분들께도 자신 있게 화이팅! 응원합니다.”   

 

후원 문의 
홈페이지  https://www.habitat.or.kr /  전화 1544-3396    
팩스 02-2272-1067 / 이메일 khabitat@habitat.or.kr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