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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 도매업하며 유튜브 스타로! 공구왕 황부장, 황웅희
공구 도매업하며 유튜브 스타로!
공구왕 황부장 (주)자산 황웅희
2만명 구독자 보유. 이들을 공구의 프로로 만들겠다는 공구왕 황부장. 소비자 입장에서 공구 사용기와 특징을 쉽고 재밌게 전한다.
내가 재미있어야 독자도 재미 느껴
“요즘 자기 홍보 안 하면 죽는 시대죠. 그렇지만 무엇보다 제가 유튜브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밌어서예요.”
뻔한 말보다 솔직한 말로 공감을 부르는 유튜버 ‘공구왕 황부장’. 대구의 공구도매업체인 ㈜자산의 2세경영인이자 실제 부장 직책을 맡고 있는 황웅희 부장은 4년 전부터 공구 리뷰 채널을 운영해왔다. 그라인더에 설치하는 체인톱, 가성비갑 고압세척기, 수공구 특집, 수리되는 보급형 용접기, 공장장에게 배우는 농산물건조기, 유무선 작업등, 알아두면 쓸모있는 엔진톱 이야기 등 황부장이 직접 제품을 써보거나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솔직한 장단점을 얘기해준다. 구독자는 거래처에서 일반 소비자까지. 처음에는 단순히 농기계를 찾는 고객 문의에 일일이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기 위한 것이 계기였다.
“농기계를 잘 모르시는 어르신 분들의 문의가 많았어요. 그때마다 여러 번 설명하기 보다는 영상자료로 남겨서 링크를 보내드리는 용도로 활용을 했었죠. 70, 80대 나이 드신 분들도 유튜브 많이 보시거든요.”
평소 유튜브에 관심이 많았던 황부장은 별도의 개인채널도 만들어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일기처럼 남기고 있다. 유명 유튜버들의 채널을 구독하고, 댓글을 주고받다 유튜버와 실제로 만나 친구가 되기도 한다. 특이한 제품리뷰로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프리모’와는 실시간 라이브방송을 함께하기도 했다. 공구리뷰 역시 그에게는 하나의 취미활동이다.
까다로운 제품선정, 써보고 촬영하고 편집까지
영상은 결과물만 보면 간단하고 쉬운 듯 보이지만, 실제 촬영 준비부터 편집된 영상을 업로드하기 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첨에 혼자 할 때는 점심시간도 없고, 업무 끝나고도 촬영하고 편집하면 새벽이 돼서야 업로드 할 수 있더라고요. 자막 넣는 것만도 4시간씩 걸리거든요. 잠을 못 자요.”
시작은 스마트폰으로 셀프영상을 찍고, 아이폰에서 무료 제공되는 앱 아이무비로 영상을 편집해 올리는 것이었다. 메인으로 등장하는 황부장 캐리커처는 과거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직접 컴퓨터로 그려 만들었다. 촬영 장소는 매번 세팅하기 번거로워 집 안에 작은 공간을 아예 마련해뒀다. 얼마 전부터는 촬영 및 편집을 위한 직원을 채용해 함께 작업하고 있다. 시간을 아끼고, 보다 전문적인 편집이 가능해진 것. 영상미를 더하는 그래픽 효과도 넣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촬영에 앞서 제품선정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주로 신제품 또는 현장에서 고객 문의가 많은 제품이에요. 그런데 제가 써보고 별로인 제품은 솔직한 리뷰가 어렵고, 소비자에게도 실망을 줄 수 있어서 안 합니다. 협찬도 거절하고요. 웬만하면 A/S도 되고 좋은 제품 위주로 선정하려고 해요.”
솔직한 리뷰를 담을 수 있는 물건을 고른 후에는 제품 공부가 이어진다. 제조사에 특징과 사용법을 문의하고, 영상으로 전할 키워드를 체크해둔다. 책상에서 작업하기 어려운 제품은 실제 사용자를 섭외해 야외서 촬영한다. 황부장 특유의 유머도 여기서 나온다.
“잘 모를 땐 저보다는 공구 실사용자가 써보고 ‘날이 왜 이렇게 잘 드냐’ 한 마디로 악마의 편집을 통해 멋진 영상이 나오는 거죠(웃음).”
‘댓글, 놓치지 않아요’ 제품증정 이벤트도
그는 구독자와의 소통에도 신경 쓴다. 시간 날 때마다 영상에 달린 댓글에 답을 해주려 노력한다. 인기 유튜버에게 댓글과 좋아요를 받았을 때 자신의 기분을 떠올리며, 댓글을 통해 하나의 커뮤니티가 형성된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끼는 황부장. 얼마 전에는 리뷰 제품 구독자 증정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실제 홍보효과도 있다. ‘황부장’을 찾는 고객 전화가 많아졌고, 직접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도 늘었다. 농기계 사용자를 위한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유튜브스타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됐다고.
실제 유튜브를 통한 수익창출에 대해 물어봤다. 현재 황부장 채널을 꾸준히 보는 접속자는 5만명, 그러나 광고수익의 경우 몇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사람이 아니라면 큰 돈벌이는 어렵다는 게 그의 말이다. 구독자를 생각하기보다 스스로 재미가 있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유튜브 정책상 평균지속시간과 구독자 수가 일정 기준이상 올라야 광고를 걸어 수익을 낼 수 있어요. 요즘엔 유튜버들이 워낙 많아지고, 구독자 늘리기도 어려워서 저보고 다시 유튜브를 시작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노출만큼 판매↑ 공구상 홍보해주는 채널 되고파
제품은 유튜브에 노출되는 만큼 판매도 늘었다. 특이한 점은 그가 소개하는 제품이 바로 회사수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 영상 더보기란 링크를 클릭하면 제품을 취급하는 해당 대리점으로 연결돼 고객이 주문할 수 있게 한다. 즉, ㈜자산에서 도매로 납품한 대리점이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구조다. 이런 방식으로 유통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황웅희 부장. 끝으로 그는 황부장 채널이 공구업계에 도움 되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는 꿈을 내비쳤다. 온라인 가격경쟁에 맞서 경쟁력 있는 공구상을 홍보할 수 있는 채널로 역할 하겠다는 목표다.
“보통 공구상 분들이 일하기 바빠 홍보까지 하기 어려우시잖아요. 관심 있는 분들의 댓글 신청을 받아서 우리동네 이 공구상은 수리를 잘한다, 이런 제품과 서비스가 좋다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글·사진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