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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의 역사] 안전모의 역사

 

소설가의 손끝에서 시작된 산업용 안전모의 역사

 

낙하물, 감전 등으로부터 머리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모. 그들이 등장하며 많은 노동자들은 사고의 위험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산업현장에서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안전모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민간용 안전모의 시작,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

 

산업용 안전모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변신, 심판, 소송 등의 소설로 유명한 체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다. 카프카는 근로자 상해보험회사(Worker’s Accident Insurance Institute)에서 근무하며 공장 안전관리 및 근로자 보상관리를 담당했다. 그는 이 회사에서 근무하며 세계 최초로 근로자를 위한 안전모를 발명했는데,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12년 미국안전협회로부터 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 사실은 세계적인 경제석학 피터 드러커 경영 저서인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언급되었다.

 

 

상업용 안전모의 등장

 

1919년 Edward W. Bullard가 최초로 상업용 안전모 특허를 받으며 상업용 안전모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회사 노동자들을 위해 만든 이 안전모는 캔버스와 가죽으로 제작되었으며, ‘Hard-Boiled Hat’이라 불렸다. 그가 만든 안전모의 초기 디자인은 전투 헬멧인 ‘Brodie 헬멧’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같은 해 미 해군에게 조선소를 위한 안전모 개발 의뢰를 받기도 하였다.

 

 

MSA 안전모 개발

 

현대의 안전모와 가까운 형태는 1930년 미국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다. 미국 안전장비 제조업체 MSA Safety는 1930년 새로운 비전도성 열가소성 헬멧 ‘Skullguard’를 출시했다. 캔버스와 가죽으로 만들어졌던 이전 안전모와 다르게 최대 350°F의 고온을 견딜 수 있었으며, 고압 전기 주변에서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했다. 이 안전모는 베이클라이트를 원료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고열 환경 내에서 갑작스러운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면서 가벼워 근로자들이 편하게 노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때 만들어진 ‘Skullguard’ 헬멧은 2023년 현재도 제작되고 있다.

 

스컬가드

 

더 편안하고 안전한 안전모를 위해

 

당시 MSA Skullguard의 헬멧은 성능이 뛰어나다는 장점과 함께 금속으로 만들어져 비싸다는 단점도 함께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더 가볍고 저렴한 소재를 사용한 안전모가 개발되기 시작했고, 1938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안전모가 인기를 끌었다. 이후 유리 섬유, 열가소성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의 안전모가 만들어졌고, MSA 또한 1961년 최초의 폴리카보네이트 안전모인 Topgard 헬멧을 선보였다. 외에도 최대 10,000볼트의 감전으로부터 라인맨을 보호할 수 있는 Shockgard나 미국에서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V-가드 헬멧을 출시하며 산업재해로부터 작업자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했다.

 

안면가리개를 부착한 스마토 안전모


1997년 ANSI(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는 착용자가 더 시원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안전모의 개발을 허용했고, 안면 가리개, 땀 흡수 안감 천과 같은 액세서리를 부착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현대에 들어서는 라디오, 워키토키, 호출기 및 카메라와 같은 액세서리를 포함할 수도 있도록 발전하였다.

 

 

후버댐에서 시작된 안전모 의무화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에 따라 현재는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법적으로 명시되어있다. 하지만 1930년 현대적 의미의 안전모가 생기기 전만 하더라도 안전모의 존재를 알기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착용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겨있지도 않았다. 그럼 언제부터 안전모의 착용이 의무화된 것일까?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되기 시작한 것은 1931년 후버 댐 프로젝트 때부터이다. 네바다와 애리조나의 콜로라도 강에 후버 댐을 건설하기 위해 형성된 건설회사 Six Companies, Inc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처음으로 안전모 사용을 의무화했다.

 

금문교와 Joseph Strauss
 

이후 1933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건설에서 프로젝트 수석 엔지니어인 Joseph Strauss의 명령에 따라 건설 노동자들은 안전모를 필수로 착용해야 했다. Strauss는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현장에 안전망을 설치하고 안전모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Bullard에게 샌드블라스팅하는 작업자를 위한 안전모 제작을 의뢰했으며, 이를 통해 공기압축기가 부착된 얼굴을 덮는 디자인의 마스크가 개발되었다.

 

_ 송수현 / 참고 _ 위키디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