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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INFO] 새로운 투자시장 리셀테크

 

20만원 운동화를 4천만원에 재판매? 새로운 투자시장 리셀테크

 

지난 2월, 리셀(재판매) 플랫폼인 무신사 솔드아웃에서 운동화 ‘나이키 에어포스1 로우 파라노이즈’가 3,999만9천원에 거래되며 이슈가 되었다. 대체 어떤 제품이길래 신상품도 아닌 운동화가 4천만 원에 팔린 것일까?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리셀 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한정판 구매해 재판매하는 리셀 시장


화제가 되었던 운동화 ‘나이키 에어포스1 로우 파라노이즈’는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88켤레만 제작한 한정판 운동화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의 대표모델 에어포스1과 지드래곤이 설립한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이 협업(콜라보레이션)한 제품으로, 피스마이너스원의 로고인 데이지꽃이 가미된 모델이다.

 


요즘 스니커즈 한정판이나 명품을 구매한 후 재판매하는 ‘리셀 시장’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재판매 시장은 중고거래와 한정판 거래(리셀 거래)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중고거래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거나 안 쓰는 물건을 소소한 금액에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다. 리셀 거래는 중고거래와 다르게 한정판과 명품을 거래해 제품을 수집하거나 일정 기간 보관 후 재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의 목적이 있다.

 

지드래곤과 협업한 나이키 에어포스1 로우 파라노이즈

 

세계 48조 규모… 우리나라는 시작 단계


미국의 중고제품 판매 플랫폼인 ‘스레드업(thredUP)’이 발표한 ‘2022년 세계 리세일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재판매 시장은 155조8천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24%나 성장했다고 한다. 그중 한정판과 명품 리셀 시장은 48조4천억 원으로, 전체 재판매 시장의 약 3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재판매 연간 시장 규모는 25조 원으로 쿠팡의 매출 규모와 비슷하다. 그 가운데 리셀 시장은 1조원 정도인 걸 고려하면 세계 시장 대비 매우 작은 규모로, 우리나라의 리셀 거래 시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업 유통 백화점에서는 리셀 매장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는 중이다. 성장하는 리셀 시장을 잡으려는 목적과 MZ세대 고객을 확보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며 명품과 고가 상품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 제품과 명품을 여러 개 구매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따르므로 합리적 소비 차원에서 중고 제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은 매장 내에 리셀 매장을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소비시장을 선점하고 이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고객을 매장으로 유입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려 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에 문을 연 리셀 매장 ‘브그즈트랩’
 

셀럽이 시작한 리셀… 불황 여파로 주춤


리셀 시장은 애초 셀럽(유명인)들에 의해서 탄생했다. 특별한 제품과 패션으로 팬들을 확보한 이들은 지속적으로 파격적이고 선도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여야 한다. 브랜드 또한 이런 셀럽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려 하다 보니 팬들의 구입과 재판매로 자연스럽게 리셀시장이 생성되었다. 어느 정도 마니아 중심의 시장이었던 리셀 시장은 SNS가 발달하면서 제품에 대한 정보가 유튜브나 인스타를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알려지게 되며 일반 소비자들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일반 소비자 수요 증가가 바로 현재의 리셀 시장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하던 리셀 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면서 리셀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늘고 있다. 국내 리셀 시장이 성장한 이유로는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국내 소비자가 선진국 소비 패턴을 보이면서 한정판과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둘째, 이런 소비 트렌드에 맞춰 대기업 리셀 거래 플랫폼들(크림, 솔드아웃 등)이 생기면서 거래가 수월해진 것. 셋째, 리셀이 돈이 된다는 소문에 일반인 투자자가 늘어가며 짧은 기간에 고속 성장을 한 것.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불어온 불황 여파는 이런 일반들의 리셀 투자를 위축시켜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면서 리셀 가격 역시 점점 내려가게 되었다.

 

블랙핑크 제니가 신어 화제가 된 아디다스 삼바 운동화


이슈 따라 가격폭등 예상… 공구도 가능할까?


부동산, 주식, 코인과 같은 투자상품은 경제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리셀 시장의 제품은 경제 환경도 중요하지만, 셀럽의 활동과 이슈가 더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연예인과 셀럽 들의 활동이 전 세계 팬들에게 손쉽고 빠르게 전파가 가능해졌다. 지금이야 잠잠하지만, 어떤 이슈가 생긴다면 몇몇 한정판 제품과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금세 가격이 폭등하게 될 것이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양대산맥 ‘크림’과 ‘솔드아웃’


필자는 향후 리셀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며, 몇몇 특정 셀럽의 제품인 경우 큰 금액으로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스니커즈와 명품뿐만 아니라 요즘은 위스키, 식물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재판매 이슈가 되고 있다. 공구 또한 마찬가지라 본다. 공구 비즈니스에서도 명품 공구브랜드의 공구 또는 한정품 공구를 찾는 ‘공구 마니아’들이 이미 많다. 공구 유통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도 리셀 시장을 눈여겨본다면 새로운 판매 시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_ 이종우(연성대 교수) / 진행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