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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충북 옥천 더나은 공구철물 김나은 대표

 

26세 젊은 대표가 운영하는 다른 매장보다 ‘더 나은 공구철물점’

 

충북 옥천 더나은 공구철물 김나은 대표

 

 

 

 

고교 졸업 후 돈 벌 욕심에 1등으로 취업에 나섰다는 김나은 대표. 스포츠용품 매장, 건자재상 등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공구상을 차렸다. 당찬 대표가 품고 있는 앞으로의 목표는 더욱 야무지다.

 

누구보다 일찍 사회생활 시작한 김나은 대표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장야초등학교 운동장 건너에 위치한 더나은 공구철물. 매장에 들어서자 스피커로부터 요즘 뜨고 있는 최신 가요들의 노랫소리가 들려 왔다. 힙한 분위기 물씬한 매장의 대표는 올해 나이 스물여섯 김나은 대표다.
김나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 대신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에 졸업생 중 1등으로 취업에 나갔다. 첫 직장은 대전 나이키 매장의 판매직 사원. 자신이 서비스업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또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좋아했기 때문에 취업을 결심한 것이다. 그러다 ‘서비스직을 해 봤으니 사무직도 해 보자’ 하는 생각으로 고향 옥천군의 건자재상에 경리직으로 입사했다. 입사한 건자재상에서 경리 업무를 하며 오고가는 큰돈을 보니 ‘나도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자재상에서 3~4년 일하면서 공구와 철물 쪽에 관심이 생겼어요. 치수나 크기 등 밀리미터(mm)를 계산해 맞춰주는 것도 재밌었고요.”

 

 

당찬 마음으로 직접 차린 공구상


옥천상고(현 충북산과고) 인터넷 상거래과를 전공으로 졸업한 김나은 대표. 때문에 처음 차린 공구상은 온라인 공구 쇼핑몰이었다. 쇼핑몰을 운영하던 중 물건 보관할 곳도 필요하고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발송할 일이 늘어나자 아무래도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올해 2월, 더나은 공구철물 오프라인 매장 문을 열었다. 부모님 지원받은 것 한 푼도 없이 사회생활하며 스스로 모은 돈으로 차린 매장이다. 가게명도 자기 이름을 따 직접 지었다.


“그래도 5~6년 사회생활을 했던 거니까요. 그렇게 모은 월급에 나라로부터 청년창업 지원자금 받은 돈으로 창업한 거예요.”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서 그랬는지 대표가 창업한다는 말에 부모님은 ‘그래, 잘 해봐라’ 했던 것 뿐 별 말 없으셨다. 친구들은 자신만의 가게를 차린 김나은 대표에게 ‘역시 해낼 줄 알았다. 넌 사업할 것 같았다’ 하는 덕담들을 건넸다.


“학창 시절에 저는 약간 ‘걸크러시’ 하다고 할까요? 좀 책임감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오지랖 넓은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성격이 오히려 좀 내성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나보다 많이 아는 손님들… 그래도 진상은 없어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대표보다 공구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이들이 보통. 공구 지식이 부족한 대표에게 답답해하는 손님을 보며 상처 입은 일도 있었지만 손님들 덕분에 돈을 번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 진상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


“매장 찾는 손님들 열이면 열 다 놀래요. 나이도 어리고 게다가 제가 여자이다 보니 그런 거겠죠. 그래도 다들 편하게 대해 주세요. 저한테 아들 소개시켜주겠다는 손님도 있다니까요? 하하하.”


이제 오픈한 지 다섯 달 남짓 된 더나은 공구철물이지만 벌써부터 생긴 단골손님이 여럿이다. 그리고 예전 건자재상 근무 시 안면을 텄던 거래처 사람들도 여럿 매장의 거래처가 되었다.
뭐든 열심히만 하면 안 될 것 없다고 생각하는 대표.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응대를 잘 하고 구하는 제품 찾아드렸을 때 고객으로부터 ‘물건 잘 챙겨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말하는 김나은 대표다.

 

빼놓지 않고 챙기는 각종 지원제도


현재 더나은 공구철물은 여성기업인증을 받아 지자체 각종 기관에 물건을 납품하고 있다. 또한 매장의 임차료도 옥천군으로부터 청년창업 지원제도 혜택을 받는 중이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역시도 네이버에서 소상공인으로 등록해 둬 판매 수수료 면제까지 받고 있다. 무슨 제도든 사업에 이득 되는 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찾아서 지원받는 대표였다.


“제가 그런 머리가 좀 밝아요. 돈 버는 머리요. 하하. 작은 돈이라도 틈틈이 모아야 큰돈이 되는 거죠.”


다른 매장과 비교했을 때 더나은 공구철물의 장점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대표는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온라인 매장을 하며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최저가를 알고 있어 어지간하면 그 가격에 맞추어 판매하려 노력 중이다. 또한 거래하고 있는 100군데 넘는 공구 도매상 가운데에서 가격을 비교해 물건을 들이는 것도 저렴한 판매의 방법 중 하나다.

 

 

꿈꾸고 있는 대형 공구상을 위한 노력


옥천군에는 TYM이라는 우리나라 대형 농기계 제조사의 기술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더나은 공구철물은 지역 공구상 중 유일하게 TYM기술연구소에 공구 납품 중이다.
김나은 대표가 가진 목표는 열 평 남짓 되는 지금의 매장을 넓혀 더 큰 매장으로 옮겨가는 것. 열심히 돈을 모아 직접 땅을 구입해 그 땅에 대형 종합공구상 건물을 짓는 것이 대표의 꿈이다. 그리고 그 공구상에서는 공구 뿐 아니라 건자재 역시 판매하고자 한다.


“제가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거든요. 나중에 부피가 크고 무거운 건자재쪽 제품까지 판매하려면 지게차 운전은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리고 소방안전관리자 3급 자격증도 땄어요. 소방용품도 판매할 계획인데 그러려면 소방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야말로 ‘당차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김나은 대표였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