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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영남대 명예공학박사 수여에 감사드립니다

 

영남대 명예공학박사 수여에 감사드립니다

 

10.19 영남대 명예공학박사 학위수여식 인사말

 

지난 10월 19일 영남대에서 열린 명예공학박사 수여식에서 인사말하는 필자


나는 공구와 대화하는 사람… 기업으로 성장시키려 깊게 몰두 힘들 때 한번 더 도전하는 정신 중요해
 

안녕하십니까 크레텍 회장 최영수입니다. 
이런 영광된 자리에 서니 감개무량합니다. 명예로운 자리를 마련해주신 영남대 측과 바쁘신 일정에도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코로나도 이제 풀려갑니다. 어려움을 넘어 더 위대한 역사를 창조하는 게 사람의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이제 더는 못하겠다’ 싶은 때가 있습니다. 저는 몇 년 전이 그랬습니다. 2017-18년경 건강도 좋지 못했고 큰 수술도 받았습니다. 또 사업장에 사고가 터지고 여러 가지 갈등이 생겨났습니다. 세상이 다 내 맘 같은 줄 알다가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프고 움츠러들었던 와중에 서문교회 이상민 목사님의 기도와 주변 몇몇 분들의 격려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됐습니다. 세심하게 회사를 정비하고 신제품도 개발했습니다. 대외활동도 넓혔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운동을 시작했으며 달리기도 했습니다. 
운동이든 일이든 도저히 못하겠다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포기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 ‘한번만 더’ 힘을 내보자 했습니다. 노랫말에도 있듯이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속으로 외쳤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회사가 이익률도 좋아지고 더 성장했습니다. 최신 IT기술과 공구유통을 결합하고 꼭 사람이 아니어도 할 수 있도록 표준화 시스템을 강화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근간 5년에 걸쳐 일어난 일입니다. 그대로 주저앉았으면 오늘 영남대 명예공학박사라는 영광된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에게 힘을 주신 여기 계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제게 오늘 이 자리는 다른 무엇보다 특별합니다. 첫째는, 졸업장을 받기 위해 어떻게든 공부를 마치려 했던 제 청년시절이 떠올라서이고, 또 공부를 통해 복잡하고 어려운 공구사업을 단순하고 쉽게 만드는 데 도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이 학위가 기계공학에서 주시는 것이라 더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공구와 대화가 되는 사람’입니다. 공장이나 전시회에 가면 공구가 제게 말을 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길을 가다가 공구가 있으면 뭔가 통하듯이 제게 느껴지는 게 있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공구에 미친 사람’입니다. 
공구상사를 하면 예전에는 공구쟁이라 부르며 좀 미천한 듯 여겼습니다. 그런 분야를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미치지 않고는 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지만 제 인생 전부는 공구에 빠져서, 공구만 보면 좋아서, 이걸 이렇게 해볼까, 요걸 저렇게 해볼까 궁리하며 보냈습니다. 남들에겐 기름때 묻은 쇳덩이로 보일지 몰라도 제겐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보석이었습니다. 아무리 뭐라 한들, 자기일은 자기가 아끼고 사랑해야 뭐라도 되지 않겠습니까? 한국에서 공구장사 하시는 대부분은 직원 수가 많아야 5명에서 10명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 공구유통으로 전문화 된 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외국으로 가 사정하며 문을 두드려 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구에 대한 것이면 미국 일본 독일 중국 어디라도 달려가 배웠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공구업, 쉽고 단순하게 만들고파… 업종 한계 짓지말라


저는 처음부터 기업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숱하게 위기가 왔고, 
그때마다 이겨내려면 지식과 정보, 기술, 또 나아가 경영혁신이 필요했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변화를 택했고 그만큼 실패했지만 그 이상의 성공도 했습니다. 마오쩌뚱이 한 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학문이 없으면 어두운 도랑을 걷는 것처럼 더듬어 낼 수도 없으며 사람을 몹시 고생스럽게 할 것이다.’
제게 배움은 신나는 일임과 동시에 생존이 걸린 일이었습니다. 저만의 생존이 아니라 직원과 우리업계가 걸린 생존이었기에 공구만 보면 달려가고, 비슷한 업종만 보면 배우러 갔습니다. 그런 배움의 끝에 영남대 기계공학부를 만나게 되었고, 이런 영광된 자리에 서게 해주시니 오늘, 제 가슴이 뜨겁습니다.

 

후진들 꿈 품었으면… 사회에는 더 크게 봉사하고 싶다 

 

제 나이 일흔 다섯입니다. 어찌 보면 살만큼 산 나이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배움을 멈추거나 이만하면 됐다고 안주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뒤에 오는 직원들과 우리업계 분들이 한계를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업계 종사자 분들이 공구사업을 잘하고 나아가 누구나 공구를 잘 사용하도록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과 정보를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세상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데 기여해 공구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고 싶습니다. 기계공구와 대화하는 이상한 사람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 뚜벅뚜벅 우리 공구업의 미래가 밝아지길 바랍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시작했습니다. 혹시 여기 오신 분들 중에 ‘난 가진 게 없어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를 보시고 꼭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것도 없이 해야 자유롭게 뭐든 해볼 수 있습니다. 힘들더라도 한 번 더 도전해보시면 결국은 이뤄지는 게 인생살이가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기계공구와 대화하는 이상한 사람이 남긴 발자국 따라 공구업 미래 밝아지길 


오늘 주시는 영남대 명예공학박사 학위는 소중히 두 손으로 받아 가슴에 품겠습니다. 제게 영광된 자리를 마련해주신 한재숙 이사장님, 최외출 총장님, 그리고 축하해주시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오신 강명수 한국표준협회 회장님, 송치영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님, 이외 이름을 다 부르지 못하지만 많은 내외 귀빈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앞으로 더 열심히, 또 겸손히 제 길을 가겠습니다. 사회와 이웃을 향해서는 더욱 힘차게 봉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그간 일만 한다고 서운하게 했던 우리가족,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남이자 오늘 함께하지 못한 최성문 사장, 아버지로서, 할아버지로서 속으로 흐르는 눈물을 전합니다.  그리고, 제게 야단 많이 맞은 우리직원들, 모두모두 정~말 사랑합니다. 
끝으로, 오늘 자리하신 여러분들의 앞길에도 희망과 번영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우리 다 함께 행복하고 건강합시다! 감사합니다.

 

_ 발행인·크레텍 대표이사 최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