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LIFE & CULTURE

[공구화보] 공구의 피부

 

공구의 피부

 

꼭 촉촉하고 매끈하기만 한 피부가 최선일까 
거친 피부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건조하기만 한 이 계절 공구에게 필요한 건 수분보충이 아닌 
더욱더 거칠고 까칠한 피부다.

 

 

 

뱀의 지향성(地向性)과 새의 천향성(天向性)의 결합체.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강의 생물로 여겨지는 용. 용의 비늘은 어떤 무기로도 상처 입힐 수 없고 아무리 날카로운 바늘로도 뚫을 수 없다. 그러니 그와 마주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역린(逆鱗)을 건드리진 말지어다. 줄톱으로 깎여나가듯 당신의 몸이 일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으므로.  - 스마토 목공용 줄

 


 

 

 

달의 표면은 생각만큼 매끈하지 않다. 매일 밤 우리가 바라보는 앞면에 펼쳐진 평평한 ‘달의 바다’와는 달리 뒷면에는 수없이 많은 크레이터들로 가득해 마치 수세미를 연상케 한다. 둥그렇게 떠오른 달의 표면처럼 둥글고 거친 연마석.  - 제일연마 연마석

 


 

 

 

갈대는 가을철 나들이의 눈요깃거리 외에도 여러 쓰임이 있다. 대표적인 수질정화 식물이기도 하며 잉크를 찍어 펜의 용도로도 사용한다. 속이 비어 있어 과거엔 빨대로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에선 길이를 재는 자의 용도로도 사용됐다. 갈대처럼 여러 대상물의 정교한 세척이나 샌딩에 사용되는 브러시.  - 인우연마 브러시(컵형)

 


 

 

 

솔방울을 닮은 동물 천산갑의 외부 껍질은 모서리를 잘 갈아내면 면도날로 쓸 수 있을 만큼 날카롭고 사자의 이빨로도 뚫지 못할 만큼 단단하다. 둥글게 몸을 말고 있는 천산갑의 껍질처럼 단단하고 날카로운 절삭공구.  - 스마토 초경로타리바 6mm생크 (SE형)

 


 

 

 

칠성장어는 원시적인 형태의 구강구조를 갖고 있다. 어찌 보면 끔찍하다고도 할 수 있는 동심원 구조의 이빨. 마치 거머리처럼 이빨을 이용해 먹이의 몸에 달라붙은 뒤 입 중앙의 날카로운 혀로 상처를 내 체액을 빨아먹는다. 딱 알맞은 구강구조 탓에 진화의 필요를 느끼지 못한 칠성장어처럼, 깎고 뚫는 데 그것으로 충분한 절삭공구의 표면.  - 에스지에스 초경 로타리바 6mm 생크 (SA형)

 


기획·글 _ 이대훈 / 사 _ 이창우(모임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