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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인생이란 행복 찾아 떠나는 여행 ㈜동신툴피아 김동연 회장

 

인생이란 행복 찾아 떠나는 여행

 

㈜동신툴피아 김동연 회장

 

 

사업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꿀 성공. 성공을 바라는 까닭은 아마도 행복한 삶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은 과연 어떤 것이며, 행복이란 또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공구계의 행복 전도사, 동신툴피아 김동연 회장을 만나 행복에 대해 물었다.

 

동신툴피아 직원들과 김동연 회장

 

당신의 일상엔 설렘이 있나요?


‘절삭하면 동신’ 국내 절삭공구 대표 유통기업 ㈜동신툴피아가 올해로 창립 56주년을 맞이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3500여 곳의 고객사와 함께 탄탄하게 성장해 온 동신툴피아. 그 바탕에는 최상의 품질, 합리적인 가격, 신속한 납기를 강조하며 거래처의 수익성까지 함께 생각하는 ‘상생협력’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 김동연 회장이 있었다. 사업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결국은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라 말하는 김동연 회장. 그에게 인생이란 곧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올해 나이 일흔셋. 김동연 회장은 공구계의 ‘행복 전도사’라 불러도 좋을 만큼 행복한 삶에 관한 뚜렷한 지론을 가지고 있다. 대학 등 곳곳에서도 행복 강연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여러 사람 앞의 강연은 부담스러워 전부 거절하고 있다는 김동연 회장. 직접 찾아가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어떤 생각을 하면서 지내시나요?

“내가 어떻게 살아야 나중에 덜 후회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죽기 전에 후회를 덜 하게 될까. 내가 찾은 방법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거예요. 내 여생의 첫 날인 오늘을 성실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 행복하려면 무엇보다 남에게 욕먹지 말아야 해요. 우리 아들딸에게도 그러거든 우리가 조금 덜 이익이 나더라도 거래처와 상생한다는 늘 그 생각으로 해라. 사업의 목적이 결국은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거든요.”

 

행복하게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설렘이 있어야죠. 설렘이 있는 삶은 행복한 삶이에요. 나이를 먹으면 설렘이 없을 것 같지만 저는 지금도 굉장히 설레는 일이 많아요. 설렘이라는 게 결국 기다림이거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 약속한 시간을 기다리고 계획한 여행지로 떠날 날을 기다리는 것 그게 설렘이에요. 그 설레는 시간이 곧 행복이고요.” 

 

 

오늘도 설레는 일이 있으셨나요?

“저는 매일 설렙니다. 제 하루 일과를 말해 보자면 다섯 시 전후로 일어나 신문 잠깐 보고 여섯 시 헬스장 오픈 10분 전에 도착해서 문 열면 1등으로 들어가요. 헬스장에서 운동할 시간을 기다리는 것. 그게 제 하루의 첫 번째 설렘이에요.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니까 매일매일 행복하죠. 헬스 마치고 사우나 가서 30분. 그렇게 매일 똑같이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회사에 가거나 혹은 좋아하는 골프 치러 가곤 하죠. 골프 치고 나면 사람들과 저녁 먹으면서 함께 술도 한 잔 하고. 속생각을 서로 털어놓으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그 시간 속에 행복이 있어요. 오늘 저녁에도 술자리 약속이 있는데 벌써부터 설렙니다.”

 

성공과 행복, 행복과 성공


행복은 큰 게 아니다. 작든 크든 간에 뭔가 새로운 것을 계속 추구해 가며 설렘을 느끼는 것. 원하는 것을 상상하고 기다리면서 설레는 것. 그게 바로 행복이라고 김동연 회장은 말한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지 묻는 질문에도 김동연 회장은 큰 것이 아닌 첫째, 감사하는 마음 둘째,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셋째, 용서하는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긍정적인 사고는 기본이라고. 마주하는 이의 마음을 편안케 하는 김동연 회장의 사람 좋은 얼굴에서 그의 마음 속 긍정적인 사고가 보였다.

 

회장님 인상이 어쩜 그렇게 좋으세요?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사느냐가 얼굴에 나타난다고들 하잖아요. 내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서서히 인상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제 인상도 그렇게 바뀌어 온 거겠죠.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이들한테도 그렇고 직원들한테도 큰 소리 한 번 쳐본 적 없어요. 욕한 적도 없고요. 큰 소리로 화 내고 욕하고 그러면 그걸 내가 감당 못 하거든.”

 

그래도 오랜 시간 사업하시면서 많은 갈등 상황들이 있으셨을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갈등과 배신이 어떻게 없었겠어요. 50년 넘는 시간동안 일해 오면서 할 얘기 많지. 그래도 용서하는 마음으로 살다 보니까 행복하게 해올 수 있던 것 같아요. 꽤 오래 된 이야기인데, 제가 성당에 다녀요. 그때가 사순 시기였는데 성당에서 신부님이 용서를 주제로 특강을 해주시는 거예요. 그때 내가 이상하게 미운 놈이 하나 있었거든요. 신부님 특강이 나에게 해주는 말씀이더라고. 그 다음 날 곧장 불러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 시간부로 너를 용서하겠다, 그러니까 내 마음이 눈 녹듯이 굉장히 편해지는 거야. 미워하는 사람은요 굉장히 불행해요. 미움 받는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 날 이후로는 절대 미워하는 사람을 안 만들고 있어요.”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행복한 삷보다 갈등과 경쟁을 추구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해 왔는데 회장님의 생각은 다를 것 같습니다.
“글쎄요, 성공이라는 게 뭘까요? 저는 ‘성공한 인생’이라는 건 내 삶이 다해갈 때 남들이 나를 ‘저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었어’라고 생각해 주는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 자신도 ‘그래 나 잘 살았다’하고 느끼고요. 돈 많이 버는 것보다 남들에게 나라는 사람이 괜찮았던 사람으로 기억되면서 세상을 산다면 그게 성공한 사람 아니겠어요? 그게 곧 행복한 삶인 거죠.”

 

김동연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6년, 자녀들에게 회사의 운영권을 넘겼다. 큰아들 김종현 대표 나이 딱 마흔 되던 해다. 김종현 대표는 대표이사로서 동신툴피아를 이끌고 있고 차녀 김명선 상무는 재무와 총무 업무를, 막내아들 김수현 이사는 영업 마케팅 분야를 맡아 함께 동신툴피아를 책임지고 있다. 2016년이면 김동연 회장의 나이 60대 중반. 아직 사업 승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될 나이였음에도 회장은 자신이 오랜 시간 일궈 온 회사의 운영을 전부 자녀들에게 맡긴 것이다. 그런 결심의 바탕에는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동신툴피아에서 함께 일해 온 아들딸들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자녀분들에게 동신툴피아의 운영을 맡기셨는데, 지금 회장님은 어떤 마음이십니까?
“정말 행복한 마음입니다. 만약 아들딸을 신뢰하지 않고 맡기지 않았다면 불행했을 거예요. 인생은 언젠가 끝이 찾아오는 법이거든요. 그럼 답은 딱 나와 있는 거잖아요 언젠가는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 그런데 그 시기를 조금 빨리 했던 이유는 내 나이가 좀 젊을 때, 육체가 건강할 때 물려줘야 시행착오가 발생하더라도 내가 대처할 수 있지 내가 늙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약해졌을 때 물려줬다가 시행착오가 나면 그 때는 나도 어쩔 수 없잖아요. 지금 회사가 아이들 체제로 거의 잡힌 것 같아요. 잘 물려줬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해요. 모든 건 신뢰 속에서 이루어져야 잡음도 없는 거예요. 내가 신뢰하지 않으면 나는 늘 불안하겠죠. 그게 불행한 거고.”

 

큰아들 김종현 대표와 함께한 김동연 회장

 

자녀분들의 능력을 진심으로 신뢰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일하는 모습을 봐 왔으니까요. 그리고 8년이라는 시간 동안 회사를 안정시켰으니까 이제는 믿는 거죠. 제가 얼마 전에 남미에 가서 25일 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회사에서 전화 한 통 안 오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회사에 없어도 아무 문제없이 잘 굴러간다는 거겠죠. 그런 점에서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에요.”

 


 

㈜동신툴피아

 

 

1968년 설립된 산업용품 유통회사. 대한민국의 절삭공구, 작업공구, 전동공구, 측정공구, 공작공구 등 산업 전 분야의 품목들을 취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절삭공구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유명 절삭공구뿐만 아니라 해외 절삭공구 브랜드의 한국 대리점으로서 산업 현장에 필요한 양질의 산업용 기계공구를 공급하는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상의 품질, 합리적인 가격, 신속한 납기를 강조하며 거래처의 수익성까지 함께 생각하는 ‘상생협력’의 가치를 추구하며 현재 국내 최대의 절삭공구 유통사로 자리매김했다. 8년 전인 2016년부터는 창립자인 김동연 회장으로부터의 사업 승계로 장남 김종현 대표이사, 차녀 김명선 상무이사, 막내아들 김수현 이사가 동신툴피아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매출 약 1,600억 원.

 


 

과거와는 달라진 젊은 세대의 ‘행복’


그런데 요즘 젊은 ‘MZ’세대들의 개인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태도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삶은 우리와 다르다 보니까 너무 그저 당장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당장의 행복? 그건 쾌락이지 행복이 아니거든요. 당장에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마음이 오히려 행복을 멀어지게 해요. 우리 세대는 정말로 가난했는데, 그래서 가장 행복한 세대라고 생각해요. 늘 어제보다 오늘이 더 살기 나았으니까요. 더 나은 미래의 행복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던 거고요.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들만큼 절실하게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 않는 것 같아요. 설렘도 없는 것 같고. 공짜 돈만 바라면 절대 행복해질 수가 없어요. 남이 주는 것만 계속 바라면 불만이 쌓이는 거예요. 내가 노력을 해서 가치를 창출해 냈을 때, 그게 행복인 거죠.”

 

김동연 회장은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회장님께서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시나요?
“그럼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누구한테라도 얘기를 많이 해요. 누구나 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는 거예요. 하지만 늘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만이 행복할 수 있는 거예요. 남에게 욕먹지 않으면서 지금 아이들에게 맡긴 회사도 잘 운영되고 있고. 더 바랄 것 없죠.”

 

마지막으로 헹복한 삶과 성공을 꿈꾸고 있을 젊은 공구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성공의 방법에 정답은 없는 거예요. 다만 해주고픈 말은 해가 바뀌면서 나이를 먹어 가는데, 일 년에 한 가지씩 자신의 단점을 없애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가 1983년 12월에 천주교 영세를 받았는데 다음 해 1월1일에 신부님 강론말씀이, 명동성당 얘기를 하시면서 명동성당도 벽돌 한 장 한 장씩 쌓여서 완성됐는데 우리 사람도 일 년에 하나씩 단점을 보완한다면 나이들어 틀림없이 인생에 성공한 사람이 돼 있을 거라는 거예요. 제가 그 강연을 듣고 그 날 담배를 끊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한 대도 안 피웠습니다. 일 년에 하나씩, 자신의 단점을 고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간다면 나이 들었을 때 과거보다 훨씬 나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_ 이대훈 / 사진 _ 장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