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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공구화보] 공구의 증명사진

 

증명사진

 

단색 배경의 정면 샷. 장신구 착용은 가능하지만 빛의 반사가 있으면 안 되고 안경테도 눈을 가려서는 안 된다. 이런 조건 하에 나의 존재를 증명해 내는 3×4사이즈의 사진.
그것을 우리는 증명사진이라 부른다. 
정면에서 찍은 공구의 증명사진.

 

 

닥스훈트의 귀, 베어브릭의 몸

 

 

머리엔 닥스훈트의 귀처럼 양쪽으로 펼쳐진 커다란 손잡이가 달려 있고 몸은 마치 다리를 쭉 뻗고 
양손은 옆에 착- 붙인 채 앉아 있는 베어브릭 피규어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귀엽게만 보지 마시라. 동파이프 확관기는 동으로 만들어진 파이프를 간단히 확장시켜 버리니까.

블랙다이아몬드 동파이프 확관기

 


 

차라리 한 채의 기계

 

 

철밴드용 조임기는 차라리 한 채의 기계 같다. 스위치를 올리면 중앙의 스프링은 상하 움직임을 반복하고 우측의 둥근 레버는 회전하며 구리스 잔뜩 문은 톱니바퀴 아래로 제작된 무언가가 걸어 나올 법한 인상. 주조되어 만들어진 듯한 검정색 몸체는 그런 인상을 강화한다.

삼성하조기 철밴드용 조임기

 


 

그리스신전의 기둥

 

 

몸으로 쇠를 받치고 대장장이가 휘두르는 망치를 견뎌내는 모루. 정면에서 바라본 모루는 그리스신전의 이오니아식 기둥을 떠올리게 한다. 신을 모시고 예배를 보던 고대 그리스신전처럼 대장장이들에게는 대장간이 바로 신전일 테다. 모루가 신전의 기둥을 닮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스마토 모루

 


 

바다를 항해하는 요트

 

 

바다 위를 달리는 푸른빛 요트를 닮은 타일커터의 정면. 위로 솟은 손잡이는 요트의 돛이요 옆으로 퍼진 유려한 몸체는 요트의 뱃전. 바다 물결을 힘차게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요트처럼 타일커터는 타일의 한가운데를 항해해 나간다.

한신 타일커터

 


 

야생 사파리의 하마

 

 

정면에서 바라본 용접클램프는 사파리의 야생을 떠올리게 한다. 
뜨거운 햇볕을 막기 위한, 두껍고 거칠거칠한 피부를 가진 사파리의 코뿔소, 코끼리, 악어. 강한 힘으로 용접 대상물을 고정시키는 헤드 부분은
 꽉 잡아 무는 하마의 입을 닮았다.

어윈 용접클램프 

 


 

갯벌의 망둥어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 위를 기어다니는 망둥어는 얼핏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쯤 되어보인다. 입도 개구리의 입처럼 큼직하다. 철판클램프의 정면 모습은 양 측면 눈이 달린 망둥어의 머리, 그 아래 큼직한 망둥어의 입, 그리고 배지느러미가 붙은 망둥어의 배를 연상케 한다.

어윈 철판클램프

 

기획·글 _ 이대훈 / 사진 _ 이창우(모임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