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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HISTORY]

기계용 빨간약, 마법의 액체 WD-40의 역사

 

문 경첩의 소음을 제거할 때, 녹슨 기계를 닦을 때, 기름때를 없앨 때, 카펫에 묻은 얼룩을 지울 때, 심지어 손가락에 낀 반지를 빼낼 때도 유용하게 사용되는 WD-40. 그 역사를 알아보자.

 

 

미사일 표면 부식방지제로 개발


사용처가 워낙 다양하게 많고 또 그 효과도 다방면으로 뛰어나기에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계용 빨간약’ 또는 ‘마법의 액체’라고도 불리는 WD-40. 이 WD-40의 탄생에는 비화가 있다. 미국 NASA산하의 ‘로켓-케미컬 사(Rocket Chemical Company)’는 미국 최초의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인 ‘SM-65아틀라스 미사일’ 외피의 부식 방지와 방청을 위한 방청제를 개발하고 있었다. 회사의 창립자 노르만 B. 로손(Norman B. Lawson)과 2명의 직원은 여러 실험과 연구 끝에 마침내 40번째 시도에서 탁월한 성능의 제품을 개발해 냈다. 그래서 붙은 명칭이 바로 ‘WD-40(Water Displacement perfected on the 40th try)’이다.

 

① WD-40사의 창립자인 노르만 B. 로손
② 회사 이름을 바꾸기 전 로켓 케미컬사의 모습
③ 개발된 초기의 WD-40

 

 

코카콜라처럼 특허받지 않은 제조법


개발 당시까지만 해도 로켓의 부식방지제로 개발된 것이라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 그런데 성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직원들이 몰래 집에 가져가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회사 입장에서도 소비자에게 판매해도 좋겠다는 결정을 내려 1958년부터는 대중에 판매가 시작되었다. 1961년 허리케인 칼라가 미국을 강타하며 침수된 차량과 각종 기계장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WD-40이 뛰어난 효능을 보여줬고 1968년 월남전 당시엔 침수된 총기의 녹을 방지하기 위해 군에 보급되는 등 대 히트를 치게 된다. 로켓 케미컬 사는 WD-40이 불티나게 판매되자 1969년 회사 이름을 아예 ‘WD-40’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WD-40의 제조법은 특허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특허를 신청하면 제조법이 공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추측되는 이유다. 최초 개발 이후 지금까지도 그 제조법은 변하지 않았으며 공식 제조법이 적힌 문서의 사본은 현재 은행의 비밀 금고에 고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WD-40

 

스프레이 제품 개발 전의 WD-40


개발된 지 70년이 지난 현재, WD-40은 전 세계 190여 국가에서 연간 3억 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그 사용처는 정말로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용도는 개발의 목적이기도 한 녹 방지, 부식 방지다. 금속 표면에 미세한 보호피막을 형성해 녹과 부식 발생의 원인이 되는 산소, 습기, 염분을 차단한다. 또한 녹이나 부식으로 인한 불순물은 물론, 이미 사용된 오일 및 그리스의 잔유물을 깨끗이 제거하는 이물질 제거 용도로도 탁월하다. 그리고 금속 접촉 부위에 매끄럽고 얇은 윤활 피막을 형성해 소음 제거 효과가 특히 뛰어나다. 문의 경첩 등은 잠깐 뿌려주면 한 방에 소음이 사라진다. 차량에도 유용하게 사용되는데 와이퍼의 원활한 작동, 차 문의 윤활 및 잡음 저거, 차체에 묻은 아스팔트 타르 및 기타 기름때 제거에도 사용된다.
위처럼 금속류에 사용하는 용도 말고도 가구 및 방바닥의 낙서 세척과 껌, 스티커 등의 잔유물 제거, 카펫이나 러그에 묻은 얼룩 제거, 손가락에 낀 반지 제거 심지어는 해충과 뱀 퇴치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하니 정말 마법의 액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사용상의 주의점


모든 분야에 사용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분야가 있다. 대표적으로 이미 윤활유가 발라져 있는 고속 회전 부위에 윤활 목적으로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WD-40은 본질적으로 세척제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윤활을 위해 도포해 놓은 구리스를 녹여 버린다. 또한 플라스틱 기어 등에 윤활유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플라스틱이 녹아내릴 수 있다. 프라모델이나 플라스틱 피규어 관절에도 동일한 이유로 뿌려서는 안 된다.
회사의 이름마저 WD-40으로 바꿔버린 WD-40사는 현재 자전거 특화용, 전문가용, 실리콘 작업용 등 여러 종류의 WD-40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주요 성분이나 제조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야말로 WD-40사의 처음과 끝, 영원한 밥줄인 셈이다.
 

정리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