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공구상탐방

전남 여수 동신종합상사

 

철물건재상에서 종합상사로 변신

 

전남 여수 동신종합상사 이성기 대표

 

 

 

 

공구상 철물점의 성공 요건은 무엇일까? 많은 재고? 고객 관리? 깔끔한 디스플레이? 동신종합상사 이성기 대표는 시대 변화에 발맞춘 변화와 혁신이 필수적이라 한다.

 

 

여러 지역 찾아다니다 자리잡은 여수시


지금은 국토의 하단부, 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하고 있지만 동신종합상사 이성기 대표의 터전은 이곳저곳 변화가 많았다. 사회 초년생 시기, 대구 북구 비산동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생활을 하다 결혼을 하고는 부산으로 옮겨가 학장동 공단 인근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하는 일마다 잘 되지 않았고 기회를 찾아 서울까지 올라갔는데도 매한가지. 아들 걱정에 점을 보고 온 대표의 어머님의 ‘얘, 너는 남쪽으로 가야 한댄다’라는 말에 이성기 대표는 여수까지 내려왔다.
“그게 1991년이었어요. 여수에 동신철물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오픈했던 때가요. 어느새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알던 사람이 철물점 일을 추천하길래 500만원 가지고 열었는데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웃었어요. 간판만 그럴싸하지 안에 공구며 철물이며 내용물이 없으니까.”
처음엔 뭣도 모르고 차렸던 철물점. 하지만 여수에 온지 1~2년 후 들어서던 여수국가산업단지를 본 이성기 대표의 생각은 달라졌다. 철물점이란 것이 구멍가게가 아니라 큰 산업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거래처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납품


조성되던 산업단지에 여러 기업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표가 가장 먼저 수주 계약을 맺은 업체는 삼성건설. 주 공사기간 3년이 끝나고 철수한 이후로도 부속 공사가 필요해 여수로 올 때마다 대표를 찾았다. 그렇게 동신철물은 조금씩 커져 갔다.
삼성건설을 비롯, 여러 기업들에 납품을 하면서 대표가 필요하다 느낀 것은 판매 제품의 다양화였다. 전까지는 철선이나 못, 아시바(비계) 등 그야말로 철물건재들만 취급하던 동신철물은 그렇게 수주 납품을 하는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철물 이외의 각종 공구들이나 안전용품까지 판매 품목을 확장시켰다. 동신철물에서 동신종합상사로의 변신이다.
“현장별로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품들이 있거든요. 그런 제품들의 판매까지 놓치지 않고 싶더라고요. 공구부터 필요한 용품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토탈로요. 지금도 그런 개념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시대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


공구계에는 그런 말이 있다. ‘공구상의 재고는 썩지 않기 때문에 그냥 쌓아 둬도 그게 다 돈이다’ 하지만 이성기 대표는 그 말에 반대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공구는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구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한 채 과거의 공구만 보유하고 있다면 그 공구는 곧 고물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디자인부터 소재, 작동 방식까지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전동공구를 떠나서 단순한 망치 같은 것만 봐도 요즘 그 종류가 얼마나 많습니까. 옛날과는 달라요. 회사별로 다양한 종류의 망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신제품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데 그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철물점의 성장은 거기서 끝인 거죠.”
시대의 흐름에 따른 공구의 변화를 캐치하는 능력. 그것이야말로 공구상을 운영하는 대표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이성기 대표는 말한다. 그 능력을 갖춰야만 성공이 따라오는 거라고.

 

 

공구상, 변화를 멈추면 도태된다


오랜 시간 지역을 대표해 운영되어 온 공구상 가운데는 이렇다 할 성장 없이 그 모습 그대로 자리만 지키고 있는 공구상이 있는 반면, 성장을 거듭해 규모와 매출 모두 커진 업체들도 있다. 이성기 대표의 말에 따르면 성장한 공구상과 그러지 못한 공구상의 차이는 변화와 혁신의 유무다.
“성장하지 못한 분들 가운데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꺼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지런히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것이 공구상 성장과 성공을 부르는 열쇠입니다.”
과거 대표가 처음 동신철물 문을 열었던 무렵, 대표가 부러워하던 규모의 공구상들이 주위에 여럿이었다. 하지만 동신철물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는 동안 예전 모습 그대로인 채 2세, 3세에게 물려주기만 한 공구상들도 있다. 현재에 만족하고 변화를 꺼린 결과다.


여수의 ‘툴 파크랜드’를 꿈꾼다


처음의 슬레이트지붕 작은 매장에서 지금의 어엿한 중견 공구상으로 성장해 온 동신종합상사. 30년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혁신을 거듭해 온 이성기 대표에게는 꿈이 있다. 여수의 ‘툴 파크랜드’를 만드는 것. 꿈꾸는 툴 파크랜드란 꼭 뭔가를 구입하기 위해 들르는 공구상이 아니라, 매장 밖에서도 내부의 제품들이 다 보이도록 진열을 해 두고 매장 밖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관심이 생겨 들어와 구입해 가는 그런 매장이다. 마치 백화점처럼 쇼핑을 즐기며 한 바퀴 둘러보다가 자기가 원하는 제품이 보이면 구입하는 공구상. 언젠가 큰 부지의 매입이 가능해진다면 대표는 그 꿈을 꼭 이룰 생각이다.
“지금 매장 밖 물류창고를 보시면 간판에 ‘동신 툴 파크랜드’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물류창고 간판일 뿐이지만 그리 멀지 않았다고 봐요. 시대가 그렇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전시 판매 공구상이 일반화될 겁니다. 여기 여수에서는 저희 동신이 책임지고 그런 매장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