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공구상탐방

경북 안동 대우전기공구철물

 

여성기업 인증하고 정부 혜택 꼭 받으세요

 

경북 안동 대우전기공구철물 신해숙 대표

 

 

대우전기공구철물은 최근 여성기업 인증을 받아 공기관 납품 시 우선 구매 혜택을 받고 있다. 여성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라면, 기업 판로 확대를 돕는 ‘여성기업 확인제도’를 알아두면 좋다.

 

 

공공기관 우선구매, 경쟁 입찰 등 지원


‘여성기업 확인제도’는 여성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에게 공공기관 우선구매 및 경쟁 입찰 시 도움 등 정책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여성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은 여성기업 제품을 물품·용역 구매총액의 5%, 공사 구매총액의 3% 구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성기업은 5천만 원 이하 수의계약, 자금 확보를 위한 금리 우대, 해외진출 및 박람회 참가비 지원, TV홈쇼핑 판매,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여성기업확인서 발급업무는 중소벤처기업청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서 운영한다. 대우전기공구철물은 관공서에 납품을 하면서 이러한 제도를 알게 돼 2020년 인증을 받았다.

“사업을 오래하면서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몰랐는데, 코로나 초기에 방역용품으로 난리였잖아요. 그때 시청에 소독제 3천 만 원어치가 들어가게 됐어요. 관공서에서 제가 여성대표인 것을 아니까 여성기업으로 등록되어 있는지 문의를 하시더라고요. 똑같은 물건을 사는 입장에서 여성기업을 조금 더 우대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 뒤에 도로건설 같은 관급공사에 납품할 때도 여성기업 인증이 필요하게 됐어요. 그래서 신청을 하게 됐죠.”

 


확인서 발급만으로 OK, 단 여성이 실제 운영해야


여성기업확인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온라인 공공구매종합정보망 사이트에 로그인 후 신청 메뉴에서 필요한 양식을 작성, 제출하면 된다. 기업 조건은 여성 대표자인 개인사업자, 여성이 최대주주인 법인, 일반협동조합 및 사회적협동조합,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이 해당된다. 서류상에만 대표자 이름을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영도 여성이 하고 있다는 것이 인정돼야 한다.
“온라인 신청이 접수되면 확인 연락이 와요. 그리고 중소기업청에서 실사를 위해 가게를 방문해서 사장이 어떻게 경영하고 있는지, 직원 현황 같은 것들을 확인했어요.”
여성기업확인서는 신청 후 현장조사, 발급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신 대표는 공공기관 납품 우대 혜택을 몇 차례 받았던 것이 도움이 됐다.
“옛날에는 거의 남자들만 사업을 하다가 요즘엔 여자들이 사업 진출을 많이 하잖아요. 나라에서 여성기업 우대를 통해서 약간의 혜택을 주고 키워주는 것 같아요. 덕분에 저희도 도움을 받게 됐어요.”

 

 

38년차 철물 사랑 여사장님… 없는 게 없는 만물상


안동 시내에 위치한 대우전기공구철물은 상호처럼 전기재료, 공구, 철물까지 취급하는 곳이다. 1985년 전기제품 매장으로 출발해 2000년 철물 사업으로 확대하고, 2008년 현 상호를 등록했다. 농사를 위한 농기구와 자재, 사다리, 보일러, 짐수레, 고무대야, 청소 및 생활용품, 수도·파이프부속, 각종 공구, 솥, 항아리 등 고객에게 필요한 품목을 늘려가면서 안동 시내에서 ‘없는 게 없는 곳’이라 불린다. 신해숙 대표는 새로운 제품이 하나하나 들어오고, 판매하는 일에 재미를 느껴 매장을 꾸준히 키워왔다.
“청소용품은 안동시내에서 우리가 제일 많아요. 60평짜리 창고에 빗자루, 쓰레기통, 밀대, 세제, 약품 모든 게 비치돼 있어요. 공구는 처음 장사할 땐 잘 몰랐죠. 파이프렌치랑 바이스플라이어가 그렇게 혼동이 돼가지고. 하다하다 안 돼서 그림을 그려놓고 늘 왔다 갔다 하면서 외웠어요. 철사 사러온 손님한테 납땜하는 실납을 판적도 있어요. 그래도 점점 알아가고 제품이 늘어 가는데 재미가 있어요. 제가 전통적인 제품도 좋아해서 항아리, 가마솥 같은 상품도 팔고 있는데 나중엔 전통 카페 같은 매장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연중무휴로 마지막 손님 발 닿는 곳


매장 문 여는 시간은 여름엔 대략 오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겨울엔 보통 해가 지는 7시까지다. 설날 오전을 제외하고는 연중무휴로 운영해 고객이 언제든 방문하기 좋다. 관공서, 학교, 건설 등에 납품하는 것을 제외하면 소매가 80%를 차지한다. 그 소매 고객들을 매일 상대하는 것이 신 대표와 5명의 직원들의 하루 일과다. 인터뷰 도중에도 수많은 전화와 손님맞이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우리가 고객에게 제일 잘 하는 건 다른 건 없고 365일 문 열어주는 거예요. 아침 일찍 열고 늦게까지 문 여는 거요. 다른 집에서 하지 않는 거죠. 물건도 많다보니 손님들이 종종 마지막으로 여기 왔다고 해요. 일하면서 고객이 찾는 전화가 워낙 많이 오니까 스마트폰을 못 쓰고  버튼 누르기 좋은 폴더폰을 써요. 지금 가게에 물건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어지러운데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바빠서 정리할 새가 없네요.”
재고는 쉴 틈 없이 들어오고 나가지만 그의 머릿속엔 모든 제품의 위치와 재고가 저장돼있어 어떤 걸 문의해도 뚝딱 찾아낼 수 있다. 직원들도 대표에게 물어보면 만사 해결이다.

 

단칸방에 아이 키우며 장사… 이젠 아들딸 함께해 든든


신 대표의 남편 박봉환 씨는 전기기술자로 인근에서 별도 사업을 운영하고, 아들 박기로 과장과, 딸 박현교 실장은 다른 직장 생활을 하다가 어머니를 도와 함께 일한 지 각각 11년, 6년이 됐다. 신 대표는 세 들어 간 첫 가게 단칸방에서 두 아이를 낳고 겨우 뉘이며 육아하랴 장사하랴 여자의 몸으로 고생도 많았지만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며 살아왔다. 이제는 두 아이가 커서 모두 결혼하고 귀여운 손주들까지 태어나 요즘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 그는 어떤 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아들딸 직원들이 있어 든든하다.
“직장 생활하던 애들을 여기로 불러들였어요. 가게가 커지니까 일손도 부족하고 속 살림을 맡길 사람이 필요하더라고요. 아들은 아침에 문 열고 배달을 하고요. 딸은 간호사로 있다가 왔는데 우리가게 살림을 야무지게 맡아 해요.”
가게에 애정이 많은 딸 박현교 실장은 대우전기공구철물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 온라인 검색으로 구매하러 오는 손님을 위한 품목이나, 매장에 새로 들어온 제품, 청소용품들을 업로드 한다. 야자매트, 인조볏집, 예초기 임대, 제설장비, 연탄난로 등 계절상품과 방충모, 작업의자 규격 및 사용법 등 블로그에 올린 자료들은 카탈로그의 역할을 해준다.

 

 

‘철물점이 내겐 놀이터’ 천직이라 행복해


신 대표는 85년도 창업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휴가 없이 매일 가게에 나왔다. 여행가본 적 없냐는 물음에 그는 웃으면서 그렇다고 했다.
“하하. 놀러 잘 안 가요. 계속 이렇게 살아와가지고 익숙하니까. 가게에 나와 있으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요. 또 장사를 오래해서 여기 오시는 손님들이 전부 친구 같아요. 농담도 하고 재밌는 얘기를 많이 해서 힘들지 않아요. 가게가 내 놀이터야. 오히려 어디 놀러가는 게 다리 아프고 더 힘들어요. 그래서 철물상이 제 천직인 거 같아요.”
일이 재밌는 사람에겐 일터가 곧 여행지다. 편안함과 웃음이 배어있는 그의 모습에 손님들이 절로 믿고 여행하듯 방문하는 것이 아닐까.

 

 

 

글·사진 _ 장여진 / 영상 _ 민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