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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경기 수원 새한전기철물

 

아버지처럼 ‘성실’하면 공구장사 어렵지 않죠

 

경기 수원 새한전기철물 안성준 대표

 

 

 

 

1981년부터 2010년 사이에 출생한 MZ세대는 힘든 일 하지 않고 근검절약보다 오늘을 즐기는 세대라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새한전기철물 안성준 대표는 다르다. 그는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묵묵히 걸으며 조금씩 조금씩 단단하게 사업을 키워나가는 젊은 공구인이다. 슬기롭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새한전기철물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바로 보이는 대로변에 위치해 멋스러운 풍경을 자랑한다.

 

7시 반 출근 새벽 1시 퇴근 당연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새한전기철물은 1992년생의 젊은 공구인 안성준 대표가 운영하는 공구상이다. 수원화성이 보이는 대로변에 위치한 이 공구상은 납품 및 소매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30대 초반의 젊은 사장님이 안정적인 매출 올리며 성장을 거듭해 화제다.
“성실하게 일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노하우는 없습니다. 한 달에 2번 일요일에만 쉬고 다른 날에는 가게문을 다 열어요. 낮에는 소매를 하고 밤에는 공장에서 주문받는 제품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점점 늘렸죠. 창업 초창기에는 아침 7시 30분에 문을 열고 소매 손님 응대하고 저녁 7시 30분이면 가게 문 닫고 낮에 주문받은 제품을 납품처에 배송했습니다. 그럼 밤 10시는 기본이고 늦은 날에는 새벽 1시에 집에 돌아올 때도 있었어요. 공구상과 같은 자영업은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배웠습니다. 아버지께서 철물점 공구상을 운영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것에 맞춰 똑같이 하는 것입니다. 손님에겐 친절하게, 배송은 확실하게, 근검절약하며 성실하게 사는 것이 정답이죠.”
안성준 대표는 2세 공구인이다. 그의 부친인 안정훈씨는 수원 인계동에 ‘새로나 전기철물’이라는 철물공구상을 평생 운영하셨다. 안성준 대표도 10대 후반이 되면서 주말이나 방학 때는 아버지의 가게에 출근해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곤 했다고. 국방의 의무기간을 제외하고 공구상 아들로 성실하게 살아온 경험이 있어 그는 젊지만 많은 공구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첫 가게는 연습게임, 다시 시작한 새한철물


현재 새한전기철물은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 위치해 있지만 첫 시작은 수원 매교동의 공구상가였다. 부친의 가게에서 오래 일하니 점점 부친보다 아들인 안대표를 보러 온 손님이 많아지자 아버지의 뜻에 따라 독립 하게 된다.
“요즘 시대 대학 학위 있다고 모두 취업하고 잘사는 것 아닙니다. 사람의 인생 전부 자기하기 나름이죠. 저 역시도 대학을 다녔는데 솔직히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1학기만 하고 나와서 아버지 일을 도우며 공구상 경영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아버지와 함께 일하며 장사하는 방법을 배워 나갔어요. 일하는 직원이 사장 되는 순간은 찾아오는 손님이 직원과 모든 것을 해결 할 때입니다. 아버지께서 자신을 찾지 않고 아들인 저를 찾는 단골손님 늘어난 것을 보시고 독립해라 권하시더라고요. 제가 남보다 빨리 독립하게 된 것도 공구상을 운영하신 아버지 덕을 본 것은 사실 입니다. 그러나 독립 후 가게 매출 늘리는 일은 전부 제가 해온 것이죠. 처음 공구상가에서 2년간 일하다가 2019년에 지금 위치로 이전해야 했어요. 상가 재개발이 일어나 애초에 첫 사업 위치는 길게 장사 못하는 곳이었거든요.”
1인 공구상 사장님으로 시작한 첫 달 매출은 300만원이었다. 그 300만원 매출이 점점 늘어나 나중에는 직원 고용을 고민하는 순간이 왔다. 그러던 중 재개발로 인해 가게를 나와야 했다. 갑작스러운 재개발 소식에 놀라긴 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경험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2019년 3월 장안구 영화동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이후 점점 매출을 올려 2021년에는 직원을 고용할 정도로 가게를 번창시킨다.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잘해 가게 방문한 손님이 정감과 믿음이 가도록 만들었다.


공구상 손님 그녀, 공구상 사모님 되다


안성준 대표는 오는 11월 첫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그의 배우자로 함께 일하는 김지연씨는 1995년생으로 20대에 공구상 사모님의 삶을 살고 있다. 그녀와 안대표와의 첫 만남은 공구상에 찾아온 손님과 가게 주인으로서의 만남이었다. 이후 그녀는 안대표의 성실성을 믿고 가족이 되어 지금은 새한철물의 온라인 홍보를 도맡아 한다.
“당시 다니던 회사 일로 동네 공구상인 새한 철물에 자주 방문해 물건을 사게 되었는데 그렇게 남편 연락처를 알고 만나게 되었죠. 가게가 잘되어 직원으로 일하는 이선호 실장님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고 믿음을 가졌어요.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지만 성실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공구지식을 보고 믿을 수 있었던 거죠. 저는 결혼 전 온라인 유통, 홍보관련 공부를 해왔는데 남편은 전통적인 공구상 사장님 방식을 고수하고 있더라고요. 손님을 통한 입소문 중요시하고 배송 배달 신뢰를 중요시했어요. 연애하고 함께 살면서 인스타그램 블로그 홍보에 제가 도움을 줄 수 있겠더라고요. 추후 몇 달 뒤에는 온라인으로 주문 받아 배송하는 시스템도 갖춰 나갈 생각입니다.”
천생연분이라는 말이 있다. 기본에 충실한 오프라인 소매 납품은 남편인 안성준 대표가 하고 배우자로 함께 일하는 김지연씨는 새한전기철물의 온라인 홍보를 하면서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직원 이선호실장도 안대표의 동네 후배로 함께 일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새한전기철물 홍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상호 존중하며 서로의 부족함 채워나가


젊은 20대 30대가 모여서 일하는 공구상은 평범하지 않다. 사장과 직원사이지만 상호 존중하는 명칭을 사용하고 부부가 함께 일하면서 화목한 모습을 보여준다. 안성준 대표 본인이 모든 것을 나 혼자 이루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서다.
“아무리 작은 공구상이더라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하면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찾아옵니다. 건강하게 사업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어느 정도 휴식 시간은 있어야 합니다. 소매판매, 공장 및 관공서 납품 배달을 혼자 할 때는 심적인 여유가 없어서 주위를 돌아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한계가 와서 이선호 실장과 함께 일하면서 아내를 만나게 되었고 또 아내로부터 온라인 관련 홍보 도움을 받게 되었죠. 함께 일하는 실장님도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하시다가 오시던 분이라 앞으로 공구 온라인 판매에 도움을 받을 것 같고요. 아내와 실장님이 있으니 소매판매를 해도 한 단계 서비스를 올려서 설치 시공, 집수리까지 가능한 것입니다. 혼자서는 모든 것을 다 하지 못하죠.”
새한전기철물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집수리 및 설치 출장 장면으로 가게를 홍보한다. 2,30대 청년들이 모여서 가족이 되고 동네 공구상, 철물점을 운영하며 다양한 이야기, 사업 시스템을 그려가고 있다. 새한전기철물 젊은 공구인들의 미래를 응원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