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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강원 춘천 동진기기

 

군납과 소매로 성장한 30년 노하우

 

강원 춘천 동진기기

 

 

 

강원도에 위치해 있으나 수도권과의 교통이 편리한 춘천은 여러 대중문화의 배경이 되는 관광도시이자 교육도시다. 교통이 편리해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거나 방문하는 만큼 공구수요도 크다. 동진기기는 이곳 춘천과 함께 성장한 공구상이다.

 

 

3층 건물 전체를 공구상으로 사용하는 동진기기.

 

 

춘천의 구색 1등 가게 자부해


동진기기는 춘천역과 가까운 시내 대로변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한 공구상이다. 휴일 없이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오래된 공구상 답게 춘천 최고의 규모를 자부한다. 동진기기를 운영하는 김주용 대표는 다양한 구색이 손님을 모은 비결이라 한다.
“강원도 철원, 강릉에서까지 손님이 찾아옵니다. 저희가 공구 배달은 하지 않아요. 손님의 대부분이 소매 손님입니다. 춘천이 큰 도시가 아니지만 유통사로부터 물건을 수급 받는 양은 저희 가게가 대도시의 큰 업체만큼 받는다고 자부해요. 지금 장사하고 있는 3층 건물 전체를 사용하면서 가정집을 활용한 창고가 2곳 있어요. 면적만 대략 400평이 넘어요. 공구상은 재고가 자산 아니겠습니까? 30년동안 구색을 늘리는데 노력해 왔어요. 취급하지 않는 물건은 없습니다.”
춘천의 터줏대감인 그의 기억에 따르면 30년 전의 춘천에는 작은 공구상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구색이 부족한 작은 가게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다양한 물건을 한번에 제공해 어떤 손님이 찾아와도 친절히 대응하는 것이 성장의 비결이다.

 

 

신용 담보로 공구 빌려 사업 시작


큰 자본금 없이 사업을 시작한 김주용 대표는 자수성가한 공구인이다. 1953년생인 그는 20살 때부터 공구상 직원으로 15년 넘게 일을 했다. 이후 만37세에 독립을 한다.
“1990년 5월달 부터 가게 문을 열었어요. 지금과 달리 작게 시작 했죠. 지금 마련한 건물 옆에서 작게 월세로 시작했네요. 과거 일하던 가게에 내가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하니  안된다 하더라고요. 그런 계기로 퇴직을 했죠. 1990년 당시는 장사가 잘 되었어요. 지금도 정신 없지만 그때는 경기가 지금보다 좋았거든요. 그만큼 빨리 성장했어요. 직원들과 함께 몇 년씩 일해 모은 돈으로 창고 사고 건물 사고 그렇게 자산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았죠. 바닥부터 시작해서 이만큼 일궈서 기쁜마음입니다.”
자본금이 부족할 때 도움이 되었던 것은 그의 신용이었다. 기존에 일하던 가게의 매입처에서 물건을 지원해줘서 시작할 수 있었다. 직원으로 일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여준 성실함과 신용이 무기였다. 실제로 사업 시작한지 1년 만에 빌린 물건 값을 다 갚았다고. 그에게 신용은 반드시 지켜야 할 신념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성장


동진기기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가게 직원들이 기본 10년은 일을 했다는 점이다.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을 만나 함께 한 것이 가게의 큰 복이었다고.
“사장은 직원들에게 잘해줘야 해요. 그냥 잘해주는 것이 아닌 다른 가게 사장들보다 잘해줘야 해요. 봉급도 남보다 많이 줘야 하고요. 사람 마음을 사야 오래 함께 일할 수 있어요. 직원이 사장을 믿도록 해줘야죠. 그럼 직원들이 가게를 위해 오래 일을 합니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가족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처음 사업 시작 할 때 부터 아내와 막내 동생이 함께 일을 했어요. 그러다 번창해서 직원들 늘리고 그 직원도 13년 함께 일하다가 독립해서 가게를 차렸습니다. 그 이후에는 처남들이 들어와서 일을 하다가 독립해서 나갔고요. 그렇게 친인척이 우리 가게에서 오래 일을 하고 배우고 독립을 해 나간 것도 자랑스럽습니다.” 
지금은 그의 두 아들도 가게에 출근해 일을 돕고 있다. 군납의 경우 복잡하고 많은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데 젊고 똑똑한 아들들이 일을 손쉽게 처리해 지금까지 군납을 지속할 수 있었다. 가게의 중심을 잡고 있는 아내는 그의 소중한 인생의 동반자다. 이처럼 그의 소중한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가 지금의 동진기기다.  

 

일반 가정집을 창고로도 사용하고 있다.

 

계속해서 도전해야 인생이 발전해


동진기기가 춘천 최대의 공구상이라 자부하게 된 것은 김주용 대표의 도전정신이 있어서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망설이면 안된다고 한다. 지금도 어쨌건 해보자는 마음으로 매일 매일 도전 한다.
“후배 공구인들은 가급적 젊었을 때 사업을 하는 것이 좋아요. 마흔만 넘어서면 몸이나 마인드나 아무래도 위축되고 안정적으로 변하거든요. 그래서 나이 마흔 전에 달려들어야 합니다. 사업은 부지런하게 해야하고 익혀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잊으면 안되는 가치가 성실함이죠. 하루 하루 치열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느리면 죽어요. 결심했으면 과감하게 나가야 해요. 예를 들어 건물 구매도 그렇습니다. 내가 장사하는 건물 시세가 평당 1000만원이라면 월세 사는 사람이 건물 구매하려면 기존 건물주는 평당 1300만원을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건물 인수를 안하면 결국 가게를 뺏기게 됩니다. 평당 몇 백 만원 비싸다고 안사다가 계약 끝나면 다른 곳으로 나가야 하잖아요. 장사는 위치도 곧 재산이거든요. 한 곳에서 오래 하면서 가게를 알리려면 결국 내 가게에서 장사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창고가 더 필요하면 건물 바로 뒤편 부지를 구매해서 창고로 사용을 하고요. 공구인이 자산을 증식하려면 운도 필요하지만 그런 도전 정신도 필수입니다.” 
동진기기는 30년 전 부터 지금까지 일요일에도 문을 열어왔다. 30년 동안 30만 춘천 시민들이 언제나 찾아 올 수 있었던 공구상이다. 든든한 구색으로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하는 동진기기는 앞으로도 계속 춘천을 대표하는 공구상으로 남을 것이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