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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

 

용접기의 애플을 꿈꾸다

 

코리아나

 

 

 

 

무게와 부피 줄이기, 끊임없는 설계와 개발로 용접기 혁신을 주도해온 코리아나. 생산부터 AS까지, 국내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코리아나의 오늘을 만났다. 

 

코리아나 박광호 대표 부자
 

국내 최초 콤프 내장형 절단기 출시


코리아나는 아크용접기를 주력으로, 알곤, 논가스용접기, 플라즈마 절단기 등 다양한 품목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플라즈마 절단기를 콤프 내장형으로 개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플라즈마 절단기는 기본적으로 에어를 이용해서 쇠를 절단하는 제품이에요. 공기 속 질소를 이용하는 원리인데 대체적으로 절단기 외부에 콤프레서가 있죠. 거기서 에어를 공급받아 작업하는 겁니다. 어느날 콤프 내장형을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부피도 적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하는데 콤프레서가 문제였거든요.”
그렇게 박광호 대표의 손에서 국내 최초 콤프 내장형 절단기가 탄생했다. 이는 부천시 우수상품에 등재될 정도로 그 기술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크용접기 특수와 함께 성장


코리아나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기술력이다. 이 덕분에 IMF 때는 특수를 누렸다. 일반 아크용접기 무게를 3분의 1로 줄이는 획기적인 제품개발로 LG산전 등 거래처도 늘고 크게 성장했다. 그때의 성공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품이 알려지면서 크레텍과도 거래를 시작했어요. 파급력이 엄청났죠. 당시 특허를 내지 못했는데 이후 비슷한 제품이 나왔어요. 이젠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업계 트렌드 자체가 우리로 인해 바뀌었다고 봅니다.”

 

유튜버 ‘공구왕 황부장’과 콜라보로 진행한 제품소개영상.

 

KH200 인버터 아크용접기 인기


최근 코리아나 효자상품으로는 인버터 아크 용접기 KH200이 있다. 출력 조절 다이얼과 3단계로 구분된 스위치 등 특수기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홀더 스위치로 모드별 제어가 가능해 스타트 조준을 더욱 편리하게 해준다. 이걸로 특허도 냈다. 
“작년 3월에 출시했는데 당시 코로나로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때 마침 인기 유튜버인 ‘공구왕 황부장’과 제품소개 영상을 만들게 됐죠. 그 영상이 지금 조회수 150만회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어요. 매출효과를 톡톡히 봤죠.”

 

 

한 대 팔아 한 대 만들며 시작


군 복무 당시 설계를 많이 했다는 박광호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제대 후 큰 형님이 창업하신 회사에 몸담고 성장을 주도했다. 밤새 개발하는 등 온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러다 내 사업에 대한 꿈을 품고 1989년 부천에서 창업했다. 그러나 혼자 해나가기가 녹록치는 않았다. 
“시장은 좋았어요. 제품 마진도 좋았고요. 혼자 하다보니 낮에는 영업하고 밤에 만들었죠. 당시 용접기 한 대 가격이 230만원이라면 원가는 50만원이었어요. 한 대 만들어 한 대 팔았죠. 한 달에 10대만 팔아도 굉장히 수익이 높았어요. 단칸방에서 시작해 1년마다 더 좋은 데로 이사갈 수 있었어요. 직원도 3~4명 늘었고요.”

 

지속적인 제품개발이 사업의 힘 


코리아나의 성장 이면에는 박 대표의 제품 혁신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지금까지 모든 제품에 대한 설계와 개발을 주도하며 사업을 이끌어왔다. 
“개발이란 게 뚝딱되진 않아요. 설계와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면서도 시장상황이나 다양한 작업현장에 투입시켜 충분히 테스트한 후 결정하게 됩니다. 용접기 업체가 국내 수백개예요. 그러나 모두가 직접 개발하진 않아요. 요즘 용접기 업계가 기술개발이나 가격 면에서 많이 어렵습니다. 사업이란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접을 수 밖에요.” 

 

제조와 무역을 동시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제품을 꾸준히 내며 기술적으로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가격만큼은 마음대로 안 된다고.
“가격경쟁력에서 버거운 품목은 수입합니다. 단, 수입을 하더라도 설계, 테스트까지 모든 과정에 다 참여해요. 중국 제품 중에서도 뛰어난 제품들이 많아요. 개발부터 유통까지 다 되려면 AS가 돼야 합니다. 저희의 경험과 기술력으로 직접개발과 생산, 검증된 최고 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생각해요.”

 

성공 비결은 바로 ‘노력’


끊임없이 연구와 개발에 몰두하는 데는 박 대표만의 노하우가 있다. 그건 바로 ‘노력’이다.  
“특별히 경영철학이란 건 없지만 가훈이 있어요. 바로 ‘노력’이에요. 흔한 얘기일 수 있는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는 노력파였어요.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가 있는 것 같아요. 노력이란 단어가 방향성이 있는 단어라는 것 아시나요? 노력의 끝은 분명 있어요. 끝까지 노력하기 위해선 끈기도 꼭 필요하고요. 저는 시작해서 끝을 보지 않은 적이 없어요. 성공은 반드시 있어요. 그 힘이 제겐 참 큽니다.”

 

품질관리는 생산에서부터 시작


신제품 개발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품질관리다. 품질은 보통 사후관리라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생산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빠른 시간 내 AS서비스는 당연하죠. 그러나 개발과 생산과정에서부터 품질관리는 시작됩니다. 구조적으로 얼마나 잘 만들어내느냐는 완성된 제품에서 나타납니다. 그만큼 생산공정이 중요하지요.”

 

직접 용접테스트 중인 박광호 대표

 

아들과 손잡고 새롭게 만드는 ‘코리아나’


최근 툴크라우드란 이름으로 법인전환하고 코리아나 브랜드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강충현 실장은 대학 졸업후 크레텍에 입사, 영업직으로 3년 근무 후 지난해 8월 퇴사했다.  
“아들이 크레텍에 근무하면서 실적도 엄청 높았어요. 나름대로 큰 경험을 쌓았다고 봅니다. 지금도 너무 잘 하고 있어요. 믿고 맡기고 있죠. 물론 본인 생각을 제게 강요할 때도 있어요.(웃음) 늘 자식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하나를 고민해왔지만, 저는 돈을 물려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보다 자식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박 대표. 땀으로 일군 회사를 잘 관리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믿는다.
“아버지께서 30년간 코리아나란 브랜드를 잘 만들어오셨어요. 제가 할 수만 있다면 좀더 성장시키고 싶어요. 브랜딩을 강화하고 마케팅과 영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보화시대에 맞게 기술력과 시스템의 조화를 통해 앞으로 잘 만들어가고 싶어요.”

 

늘 기술개발에 몰두하며 제품혁신을 꿈꾼다. 

 

나는 골키퍼, 아들은 공격수


그동안 기술은 앞섰지만 경영은 부족했다는 박 대표. 아들과 함께 국내 1위를 꿈꾼다. 
“아들에게 저와 똑같이 하라고는 안 해요. 제가 걸어온 시대와 다음세대가 걸어갈 시대는 완전히 다르죠. 지금 시장만 봐도 그래요. 네 생각대로 하라고 합니다. 이 친구가 80% 결정권을 갖고 있어요. 저는 20%만 갖고 있죠. 20%란 숫자는 거침없이 가는 걸 조금은 두들겨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이든 하려는 아들의 열정을 뒷받침해줘야죠. 그동안 경영 컨설팅도 받곤 했지만 엔지니어라는 틀에 박혀있었어요. 아들이 공격수라면 저는 골키퍼에요. 앞으로 아들과 함께 해나가며 국내 1위를 꿈꿔봅니다.”
코리아나의 주요 품목은 20개. 한 제품당 들어가는 부품만 해도 약 5~6백개에 달한다.
“현재 특허등록만 15건을 갖고 있어요. 기술력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정책과 품질관리 서비스로 온라인, 오프라인 시장에서 코리아나제품을 믿고 사용하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