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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환산업
원예, 농사, 세차, 청소, 소독 등 다용도로 사용되는 압축분무기는 종류가 다양하다.
시중에 출시되어 유통되는 제조사 및 브랜드도 다양하지만 FL CLOVER(크로바)가 특히 유명하다.
50년 넘는 세월 3대가 대를 이어 제작해온 크로바 분무기를 알아보자.
분무기는 사용처에 따라 1리터부터 10리터 등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한다. 수동으로 공기를 압축하는 분무기가 있고, 전기로 압축분사하는 제품이 있으며, 배터리와 수동 압축 2가지 방식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분무기도 있다. 크로바분무기는 수동 분무기와 더불어 하이브리드형 분무기가 유명하다. 태환산업 배환수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분무기도 제작하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품질이 달라집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이 아니거든요. 통에 공기압을 더해서 분사하는 제품은 우선 물통이 튼튼해야 합니다. 통의 외부가 얇을수록 가벼워지겠지만 플라스틱이 얇아진다고 얼마나 더 가볍겠습니까. 우선 바닥에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을 만큼 제품이 튼튼해야 하죠. 투입되는 재료비를 아끼려고 하다보면 얇게 만들기도 하는데 저희 크로바 분무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압축분무기의 특성상 공기를 넣어서 분사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강한 압력을 버티게 제작했습니다. 제품은 우선 품질이 좋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제품을 찾고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됩니다. 다른 회사 제품보다 조금이라도 더 쓰임새가 좋아야 하고요. 하이브리드형 분무기도 그렇게 제작된 제품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압축 분무기는 수동으로 공기를 압축 분사하는 분무기와 전기 배터리로 공기를 압축분사하는 분무기가 있다. 반면 크로바의 하이브리드 분무기는 배터리와 펌프의 힘으로 자동분사되며 필요할 시엔 수동압축을 통해서도 분사된다. 즉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 하이브리드형이다. 자동과 수동이 모두 가능한 분무기이기에 긴 시간 동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가벼우면서 성능이 뛰어나 청소나 소독과 같은 이동이 잦은 직업군에서 큰 인기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태환산업은 가족 3대가 대를 이어온 기업으로 대전에서 플라스틱 사출성형업을 해오고 있다. 1대 배석진 창업자를 시작으로 지금의 2대 배환수 대표, 3대 배지원 실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부터 분무기만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회사는 아니었다. 태환산업은 분무기 이외에도 다양한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제작하던 기업이었다.
“과거에는 분무기 이외에 다양한 생활용품을 제작해서 매출을 올리기도 했죠. 제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일을 시작했던 때가 1977년입니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플라스틱 제품이 다양하지 않았거든요. 그때는 일본이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다양한 물품을 보고 그것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승산이 있었죠. 예를 들어 외국산 압축 분무기가 국내에서 10만원 한다면 공정과정을 줄이고 사용 시 더욱 편리할 수 있도록 국산화해 5만원으로 제작 할 때는 돈을 벌 수 있었죠. 그런데 이후 시대가 변화하면서 국내 인건비가 올라가고 국산 제품보다 저렴한 수입산 제품이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시대 변화에 맞춰서 생산설비를 자동화하여 생산단가를 낮추었고 금형개발을 통해 제품을 제작하기 시작했죠. 오직 품질로 승부하게 된 것입니다.”
1970대 플라스틱 사출 성형은 지금과 달리 인력이 많이 요구되는 시절이었다. 창업 초창기에는 붕어빵 굽듯 금형 아래에 플라스틱 원재료를 넣은 후 금형을 사람 손으로 눌러 찍어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고. 점차 설비를 발전시키며 현재 태환산업은 정부가 인정하는 클린사업장에 선정되고 있다. 넓고 깨끗한 공장에 대규모의 자동화 설비를 두어 안전하고 깨끗한 작업환경을 자랑한다.
태환산업 배환수 대표는 작은 이익보다 거래처의 의리를 더욱 중요시 한다.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소독에 필요한 분무기의 수요가 급증할 때가 있었다. 새로운 거래처에서 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할 테니 물건을 달라고 한 것. 그러나 태환산업은 기존 거래선에 주어야 할 물량을 확보한 이후 제작한 제품만 판매했다.
“제조업이 어려운 이유는 주문이 들어온다고 무턱대고 설비를 늘려서도 안되고 제품을 무작정 제작해서도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업의 재정리스크 증가와 숙련된 기술자의 부족으로 제품의 불량 등 위험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플라스틱 사출 성형도 생산라인 한 줄에 몇 억을 투자해야 하거든요. 생산라인마다 작업자가 한 명 붙어서 지켜보아야 하고요. 지금도 필요하면 제가 직접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봅니다. 저는 불량을 정말 싫어합니다. 불량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크로바라는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고 동시에 이익률도 떨어뜨린다는 것이죠. 사업을 하는 사람이 이익을 논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욕심을 부려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제품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저품질의 제품을 성급하게 제작해서는 안되죠. 공장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자본을 축적하고 근검절약했습니다. 그리고 모은 자금을 다시 기업에 재투자하는 기업만 살아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태환산업은 새롭게 물건을 팔아달라는 곳 보다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우선시한다. 동시에 함께 일하는 직원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것도 특징이다. 종신고용을 원칙으로 하며 작업환경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도 필요할 때마다 에어컨을 가동할 정도로 작업환경이 좋다.
선진국의 플라스틱 제품에 관심을 갖고, 연구 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태환산업의 경영방식은 저렴한 수입제품을 능가하는 고품질의 제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던 원칙은 신제품 개발 및 공장설비 투자에는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금형설비에 투자했던 비용만 해도 수 십 억은 될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사출성형은 금형설비와 함께 가는 것이거든요. 제조가 어려운 것이 신제품 개발이 어렵지만 제품을 만들어도 그것이 팔린다는 보장도 없죠. 금형하나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요. 그래도 포기하면 안되는 것이 신제품 개발입니다. 그리고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좋은 유통회사와 거래 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판매방식이던 신제품이던 새롭게 도전하는 자세입니다. 가만이 있으면 안됩니다. 실패해도 다음에 성공해서 더 큰 이익을 남겨야 하지 실패했다고 웅크리고 있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밝고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하고요.”
태환산업의 50년 역사는 언제나 좋았던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때로는 부도어음을 맞기도 했고 상대방의 일방적인 계약파기로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 받아도 좌절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해왔다. 결국 현재 크로바 브랜드는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긴 세월 해온 결과 크로바 분무기는 산업현장, 원예, 청소업 종사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50년 넘도록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태환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응원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