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비즈니스 칼럼] 인플레이션 시대 대체상품들
현재 닥쳐온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소비자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입하려는 제품과 유사한 품질 그리고 기능을 갖춘 대체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2023년 6월 중앙재해대책본부가 해체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끝을 맺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리라는 많은 사람의 기대와 달리,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 현상)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는 막대한 지원금으로 버텼다. 하지만 이런 과도한 돈 풀기가 경제 전문가들도 예측 못한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4%였다. 그러나 최근 3년간의 물가 상승률은 전과 비교해 4배 이상이 늘어난 11.2%에 달한다. 걱정스러운 부분은 2024년에도 인플레이션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업과 자영업자 모두 2024년 주목해야 할 최고의 화두가 인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경제 불황으로 가뜩이나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 물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고 있다.
얇아진 지갑에 고객들은 어떻게든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꼭 필요한 것에는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꼭 필요한 제품에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방안으로 대체 상품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대체 상품 소비에는 친환경과 건강 등의 이유로 전기차, 식물성 고기 등과 같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형태와 반대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멸균우유와 냉동 치킨처럼 유사한 품질과 기능을 가진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로 나눌 수 있다.
2024년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품질과 기능을 대신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대체 식품을 주목해야 한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선진국 진입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와 제품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브랜드 선호도 금리 인상과 극심한 경제 침체로 인해 소비 형태가 크게 변화하였다. 대체 상품의 구매 형태로는 품질과 기능이 좀 부족하지만 유사 상품을 구매하거나 또는 완제품이 아닌 반제품을 구매해 고객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비용을 줄이는 2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 받는 대체 상품 구입 유형은 품질과 기능 기대치를 줄여 소비하는 품질 감소 형태를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산우유를 대체한 수입 멸균우유 소비가 늘어난 것을 들 수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20년 우유 원유 1ℓ가격은 926원에서 2023년 1,084원으로 상승했다. 원유뿐만 아니라 인건비, 운영비 상승은 마트에서 1ℓ우유 판매가격을 2천 원대에서 3천 원대로 변화시켰다. 우유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 필수 식품으로 꾸준히 소비해야 하는 상품으로 우유 아이템 구매 시 고객들은 건강 관점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한다. 이런 우유 소비도 저렴한 해외 멸균우유가 들어오면서 대체 상품화되며 작년 멸균우유 수입량은 3만7,407t을 기록해 최고 수입량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높은 과일 가격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높은 가격 탓에 줄어든 소비자들의 매출 확보를 위해 앞 다퉈 오렌지와 수입포도 등 저렴한 수입 과일 수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둘째로 소비자 본인이 좀 더 수고를 해야 하고 귀찮더라도 반제품을 구매해 비용을 줄이는 서비스 불편 구입 형태다. 대표적인 사례로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한 냉동식품이 있다. 요즘 배달 치킨 가격이 2만 원을 넘은지 오래다. 아이들이 있거나 젊은 소비자에게 치킨은 중요한 먹거리다. 2023년 배달 플랫폼 시장은 26조 4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가 감소하며 통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한다. 과거 편리해서 주문하던 배달 음식이 이제 배달비가 부담돼 반제품을 구매해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은 내가 좀 귀찮더라도 비용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 생각하고 있다.
시장 내 대체 상품의 인기는 식품 카테고리 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부동산 거래 감소로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제 불황으로 인한 제조업 위축은 공구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공구 산업에 종사하는 경영자와 관리자는 이런 위기 속에서도 거래처와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분명 공구 시장에도 꼭 필요한 제품이 있을 것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것을 대체할 상품을 찾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자신의 매장에서 판매 중인 제품을 분석해 앞서 설명한 품질 감소 형태와 서비스 불편 2가지 방안으로 접근해 대체 상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경비 감소를 고민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먼저 대체 상품을 제안해 구매를 유도한다면 어려운 시기 매출을 올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024년 인플레이션 시대, 공구업 종사자 분들도 대체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글 _ 이종우(아주대 교수) / 진행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