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인 칼럼] 전자산업은 전쟁터 인두기는 소총
전자산업에 있어서 인두기는 전선에 내보내는 소총과도 같은 존재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도 반도체를 사용하고 반도체를 부착하는 일에는 최첨단 인두기가 사용된다. 인두기라고 다 같은 인두기가 아니다. 인두기도 시대에 따라 요구하는 성능이 달라진다. 재질이나 사용되는 에너지에 따라 다양한 인두기가 있다. 납땜을 할 때 PCB의 패턴이나 도선을 통해 열이 빠르게 퍼져나가는데 온도센서와 피트백을 통한 안정된 온도 유지가 가격 차이를 결정짓는다. 

전자산업은 전쟁터 인두기는 소총





인두기 제작, 기술과의 싸움

 
진공관을 납땜하는 것과 반도체를 납땜하는데 같은 인두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칩에 따라 사용되는 인두기도 달라진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대한민국의 전자산업은 급격하게 발전했다. 그러나 198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인두기를 생산하는 제조사는 없었다. 그러한 현실에 외국의 인두기가 국내에 들어와 사용되기 시작했고 ㈜엑소의 전신 ‘진양전기공업’은 외국 기술을 받아들여 인두기를 제작한다. 산업현장은 전자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밀한 납땜이 가능한 인두기를 요구한다. 그렇기에 엑소도 보다 정밀한 납땜이 가능한 최첨단 인두기를 개발하는데 노력해 왔다. 군납사업에 참여해 미군이 쓰이는 인두기 정도의 고품질 인두기를 개발하고 이후 일본기업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기술을 더욱 성장시켰다. 이제는 중국산 인두기에 대응해 AS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2009년도에 들어서면서 외국 제품에 비교해 엑소의 제품도 기술력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부심도 들었다. 하지만 방심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전자기술에 맞는 인두기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는 수출로 성장해야 
 
인두기라는 품목은 국내 내수 시장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품목이다. 국내 인구수가 적고 결과적으로 인두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이다. 결국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해야 살아 남는다. 1980년대에는 전자기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도 새 학기에나 많이 팔리는 한철 장사였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해외로 눈을 돌려야 했다. 공구상과 같은 유통을 하는 업체는 제품을 사고 손님에게 물건을 팔면 그만일지 모른다. 하지만 제조는 다르다. 개발 생산부터 자금이 들어간다. 자금 회전율이 유통보다 낮다. 특히 과거에는 어음을 받으면서 자금 회전율이 낮았다. 그런데 수출을 하면 자금 회수가 보다 쉬워진다. 그래서 IMF도 극복할 수 있었다. IMF가 터지니 거래처의 부도어음이 자꾸만 들어왔다. 그러나 엑소는 수출을 하고 있었고 급격하게 오른 환율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회사 이름도 그때 당시에 ‘진양전기공업사’에서 브랜드 이름인 ‘엑소(Exso)’로 바꾸었다. 해외 고객들이 우리를 보다 쉽게 기억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위기는 신용으로 극복해야
 
많은 사람들이 IMF를 위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엑소에 있어서는 사업 초창기에 찾아왔던 2차 오일쇼크가 더욱 큰 위기였던 것 같다. IMF도 2008년 금융위기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2차 오일쇼크를 극복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2차 오일쇼크 당시에도 부도어음을 많이 받았었다. 돈 나가는 곳은 많은데 돈 주는 곳은 없기에 그때 큰 위기를 겪었다. 그때 당시 나는 사재를 털어서 돈 줄 곳은 다 주었다. 그것이 사업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때 많은 재산을 잃었지만 결국 지킨 것은 있었다. 바로 신용이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갚을 돈을 갚으니 주위에서 나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업도 사람과 비슷하다. 신용 있는 사람이 사업적으로 성공을 하듯 신용을 지킨 기업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부품과 재료를 판매하는 다수의 거래처에서는 우리 엑소를 믿고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주었고 그것은 우리가 가진 큰 힘이다. 
 
기본을 잘 지키면 아무 문제없다
 
엑소에는 영업사원이 없다. 어떤 회사에서는 영업부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엑소 직원 전체가 영업사원이라고 생각한다. 제조사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뛰어난 품질의 물건을 만들면 제품은 잘 팔리기 마련이다. 판매 최일선의 소비자는 나의 얼굴이나 관계를 보고 물건을 사지 않는다. 오직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보고 물건을 산다. 그렇기에 제조사의 기본은 물건을 잘 만드는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직원이 기본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원들이 좋은 제품을 열심히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직원이 떠나지 않고 회사에 오래 있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나의 일인 것이다. 좋은 경영자는 직원들이 집에 가서도 회사 일이 걱정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을 지키고 신용을 지키며 살아나니 주위에서 필요할 때마다 내게 도움을 주었다. 기본을 지킨다는 것에는 꾸준한 기술개발도 들어간다. 근래에 엑소는 자동 납땜 로봇(AutoRo-5634)도 제작하여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대부분의 인쇄회로기판 조립 관련 공정이나 자동 납땜이 필요한 모든 공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1978년 회사를 설립한 초창기만 하더라도 엑소가 만들던 인두기는 일본이나 미국의 인두기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그랬던 엑소가 이제는 자동으로 납땜 하는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더불어 엑소의 제품들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시장에도 선보이고 있다. 40여년 기본을 지키고 신용을 지키며 사업을 한 결과다. 신용과 기본을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지켜야 할 일이라고 본다. 그러했기에 엑소는 성장했고 지금도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엑소가 고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기를 기원한다.  

글_문형세 ㈜엑소 대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