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용의 트렌드 칼럼] 날개 단 시진핑 경제 주역

날개 단 시진핑 경제 주역

스마트제조, 위챗, 로봇, 자동차





‘위챗’만 있으면 뭐든 다 한다


인터넷플러스(互联网+)는 온라인에 오프라인을 모두 접목시켜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온디맨드나 O2O(Online to Offline)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모바일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진화된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중국 인민 8억명이 사용하는 텐센트의 ‘위챗’ 생태계가 그 증거다.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중국인은 누구나 위챗을 활용해서 소통하고, 결제하고, 송금하고, 뉴스를 보고, 음악을 듣고, 예약을 하고, 택시를 타고, 자전거를 탄다. 삶의 구석구석 위챗이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다. 한 사람의 소비자에 대한 영향력이란 측면에서 미국, 일본, 한국 어느 나라 어느 기업 중에 중국의 모바일 거인 위챗의 영향력을 능가할 플랫폼은 지구상에 없다고 단연코 확신한다. ‘뭐 까짓것 13억 인구니까 가능하겠지’ 이렇게 위안 삼으면 오해다.
“핵심은 규모에 있지 않고, 자유에 있다.”
다시 풀어보면 중국 모바일혁명이 폭발적으로 현실로 이뤄질 수 있었던 비결은 파괴적이고 교란적인 기술의 도전에 거의 무한한 자유를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기성 시스템이 아예 존재하지 않아 도약적 성장이 가능한 부분은 역사적이고 숙명적인 운빨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방법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기술의 혁신은 선한 것이라는 믿음, 데이터 혁신가들에게 자유를 주고 일시적인 혼돈을 감수하는 용기 말이다.
 
1조 기업으로 성장한 자전거 공유서비스
 
지금 이 순간도 이러한 정책적 용기는 현실에서 발견된다. 바로 공유형 자전거 서비스인 오포(ofo), 모바이크(Mobike)의 사례다. 이미 두 서비스는 중국 전역에서 자전거를 매개로 한 모바일 서비스로 피 튀기는 경쟁 중이다. 중국 수십 개 도시에는 수백만 대의 자전거가 거리에 가득하다. 소비자는 눈에 보이는 주변의 자전거를 타고 쓰다가 도착지에서 내려서 자물쇠를 잠그면 그만이다. 이로 인해 분명 도시인의 이동은 매우 자유로워졌다. 5km이내의 거리를 이동하기엔 그야말로 딱이다. 특히, 북경과 상하이처럼 살인적인 교통체증의 도시에선 그야말로 축복 같은 서비스다.
공유형 자전거 서비스는 수개월 만에 중국 인민의 삶의 패턴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하지만 편리함 너머엔 무질서가 있다.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자전거는 심지어 고속도로 한가운데에도 있고, 기차역 가는 길목에 산더미처럼 쌓여있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이런 무질서를 아직까지는 용인하고 있다(관련 규제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일단 기술로 새롭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가를 목격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 여유 속에서 오포와 모바이크 모두 1조원대 가치의 거대한 기업으로 단숨에 성장했다. 모두 속칭 청년 창업가의 우상이 되었다. 시진핑 정권의 인터넷플러스의 자유방임주의가 만인의 창업이란 슬로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접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기술 혁신가에 무한한 자유를 주는 중국 정부는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미래 지향적인 정부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생각보다 중국 경제 체질은 훨씬 단단하고 미래지향적이다. 미친 듯한 상하이와 북경의 집값, 막대한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 국유기업들의 말도 안 되는 비효율 모두 합리적인 의심과 우려가 맞다. 하지만,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강력한 힘은 바로 지금 인터넷플러스 시대를 이끌고 있는 20~30대 창업가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성공에 대한 열망이고, 이러한 청년들의 미래적 상상력에 무한한 자유를 제공해주는 시진핑 정권의 정책적 방향성에 있다.
 
제조에 스마트함을 더하다
 
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의 두 번째 키워드는 바로 스마트제조다. 스마트제조는 제조업에 스마트함을 덧붙여서 생산성과 효율성의 향상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줄여서 말할 수 있다. 조금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스마트해 보이는 해외 기업들을 현금으로 과감하게 인수해서 중국 시장의 규모에 가져다 붙여서 단숨에 제조업에서도 하이테크(High Tech)의 반열에 올라서는 것이다. 동시에 인수 당한 해외 기업도 기업 규모를 키우고 인력을 늘려 고용창출을 하고 현지 경제에도 기여해 중국 수혜 기업의 하나로 추가시키고… 이런 기업들 수를 늘려 가면 그것이 바로 중국이 자체적 기술력을 확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인 것이다. 궁극엔 거의 모든 기술에 대한 가장 큰 수요자인 중국이 수입대체 효과를 누리자는 그런 의지의 표현, 바로 이것이 스마트제조다.
세계의 공장역할을 수행했던 과거의 모습을 떨쳐보려는 새로운 몸부림으로 제조란 단어 앞에 
‘스마트’란 수식어를 강력하게 박아 넣은 것. 어쩌면 과거의 콤플렉스 극복을 위한 주장일 수도 있다. 이런 움직임은 사실 아주 최근은 아니다. 2005년 레노버는 IBM의 PC부문 인수를 통해 중국 로컬 브랜드에 스마트함과 세련됨, 견고함을 붙이려고 노력했다. 이후에도 레노버는 IBM 서버사업부문도 인수하고,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도 인수했다. 결과는? 요즘도 Thinkpad 브랜드로 팔리는 과거 IBM의 노트북은 빨간 콩으로 상징되는 단단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레노버는 중국내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인수한 기술 기업으로 각인 시키고, 동시에 해외시장에서도 IBM의 기술을 이어가려 노력해서 나름의 성과를 이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중국 가전 1위 메이디, 로봇기업 쿠카 인수

 
해외의 브랜드와 기술을 인수하는 중국 기업의 노력은 최근 몇 년 사이 더 과감해지고 사이즈도 무지막지 커졌다. 일단 보폭이 과감한 사례는 메이디란 가전 업체의 독일 쿠카(Kuka) 인수건이 최고다. 메이디는 중국 가전 1위 기업인데 뭐 가전 기업에 스마트한 느낌은 크지 않았다. 밥솥, 에어컨, 냉장고에 요즘 뭐 대단한 기술 혁신을 기대하지는 않는 시대니까. 반면에 독일의 쿠카는 그야말로 독일 메르켈 총리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기업이다. 4차산업혁명, 인더스트리 4.0을 상징하는 독일의 두 기업을 꼽으라면 지멘스와 쿠카였을 정도. 쿠카는 전세계 로봇팔 업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데, 하나는 쿠카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노란 조끼를 입은 후지산 밑에 로봇 매니아들이 모인 화낙(Fanuc)이다.
어쨌든 중국 가전기업이 쿠카를 현금으로 프리미엄 잔뜩 얹어서 인수한다고 하니 메르켈 총리가 화들짝 놀랐고, 이래저래 여론에 읍소해봤지만 방법 없이 메이디가 인수하고 말았다. 메이디 회장은 쿠카 인수로 자신의 중국내 생산라인의 직원들 대략 1/5로 줄이고 로봇으로 대체하겠다고 목표치를 제시했다. 여론 신경 전혀 안 쓰고 더 많은 로봇을 고용하기 위해 세계적 로봇기업을 인수한다는 메이디 회장의 주장은 중국 언론에서 엄청나게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스마트제조에 대한 당위성과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메이디 회장은 스마트제조 키워드를 제대로 품은 경영자인 것. 게다가 메이디는 현금만 10조원 넘게 들고 있어서 글로벌하게 조 단위 인수합병을 몇 건 동시 진행할 여유가 있는 회사라서 앞으로도 행보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차이나드림, 2천만대 자동차 산업 성장과 함께

제조업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산업은 뭐니 뭐니 해도 굴러가는 내연기관 자동차다. 현대 소비재의 꽃, 자동차. 우리 인생에서 부동산 빼고 가장 큰 규모의 소비재다. 중국 스마트제조와 고급소비가 만나는 지점에 바로 자동차 산업이 있다. 최근 중국산 자동차의 약진이 무섭다. 뭐 다른 나라에서는 인기가 전혀 없더라도 중국 내수 시장에서만이라도 중국산 자동차가 많이 팔리면 그것만으로도 중국 GDP에는 커다란 기여를 한다. 중국 시장이 단일 시장으로 세계 1위고, 매년 2천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빨아들이는 자동차 수요의 블랙홀이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와 차종이 무한 경쟁하는 시장이 바로 중국시장이다. 고로 중국 자동차 생산기업 입장에선 중국이 세상의 전부. “중국에서나 잘하자” 이런 식의 논리가 충분히 적용된다. 중국의 지리(Geely)기차란 로컬 브랜드는 볼보를 인수하고 용이 되어가는 케이스다. 안전의 상징인 유럽 전통의 브랜드 볼보를 품고 볼보의 차이나드림을 이뤄주는데 힘을 더해주고 풍부한 자금력으로 볼보의 기술개발에 투자금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지리의 볼보 인수 이외에 좋은 사례는 바로 롱위(Roewe)라는 중국 로컬 자동차 브랜드다. 최근 중국 출장에서 디디추싱의 좐처(专车, 카카오블랙에 해당)서비스로 차를 불렀다가 승차감이 놀라운 중국 로컬 차 브랜드를 만났다. 바로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롱위. 중국인들은 이 브랜드를 영국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상하이자동차가 영국 Rover브랜드를 인수하려다가 안돼서 짝퉁 이름으로 롱위를 만든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나름 가격대도 한국의 제네시스 언저리에 자리잡고 실내 소재나 외부 디자인 모두 제네시스를 충분히 압도할만하고, 승차감도 일본/한국 고급 차량에 못지않게 정숙하고 부드러웠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차량 오너들이 중국 롱위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중국산 차량도 깔보면 안돼요. 나름 수입차 못지않아요”라고 한다. 그런데 웃음이 아니라 놀라움이 가시지 않는 것은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개선이 이뤄졌다는 것에 있다. 개선의 속도가 놀라운 것이다.
 
13억 중국의 변화는 지금부터

스마트제조는 세계 모두를 향한 키워드가 아니다. 바로 13억 중국 인민의 삶에 타겟팅하고 있다. 낙후한 저급 제조공장의 상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세련된 제조 강국 중국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 말이다. 그로 인해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인민의 마음속에 자리잡을 자부심인 것이다. ‘이제 중국도 어디가서 빠지지 않아. 우리도 할 수 있어’ 이런 마인드셋의 변화. 보다 근본적인 무언가다.
잠자던 중국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잠재력은 물리적 규모, 자본의 크기에 있지 않고 13억 인민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컴플렉스를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바꿔놓는 데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중국의 스마트제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 막 마인드셋이 변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신감으로 가득 찬 중국의 기업가들, 창조가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일 듯하다.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도, 시기할 필요도 없다. 현상을 바라보고 어떻게 함께 성장해나갈지 고민하면 그만이다. 함께 성장하려면 그들을 잘 알아야 한다. 마음속까지 스마트하게….

진행_장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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