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얻어야 귀한 약이 된다

힘들게 얻어야 귀한 약이 된다


좋은 약은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이 있다. 달고 맛있는 것을 유혹에 못 이겨 덥석 물게 되면 반드시 뒤에 대가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 ‘어렵고 힘든 길로 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사업을 할 때나 사람을 둘 때 모두 통하는 법칙이었다.  
요즘은 대리점 따기가 어렵지 않지만 1991년도만 해도 계양 대리점 얻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겨우 겨우 담보도 만들고 승인도 받았는데, 기존 대리점에서 반발이 일어났다. 당시 계양의 박선일 부장이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조율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렇게 해서 대리점을 하고 싶다는 맘을 먹은 지 6년, 실제 일을 시작한지 3년이 지나서야 겨우 대리점을 하게 됐다. 대리점 하나 따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도 이때 알게 됐다. 대리점 자격이 그렇게 고맙고 귀할 수가 없었다. 
이 일을 계기로 거래처라는 것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크레텍에 공급하는 메이커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더 많이 가지게 됐다. 어느 한 곳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진주 같고 보물 같은 거래사들이라 생각하며 지금도 소중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보기만 해도 좋았던 중고 공구

공구행상 할 때이다. 나의 고객이 대부분 새 공구를 살 형편이 되지 않는 분들이었다. 당시는 공구가 흔하지 않고 가격도 비쌌다. 그래서 대구에서 인교동, 북성로, 또 중고제품이 많이 나오는 칠성동까지 다니면서 쓸만한 중고공구를 사러 다녔다. 중고공구 몇 개만 사와도 그날 기분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먼발치에서라도 공구만 보이면 좋았다. 중고공구라도 애지중지 좋아라하던 그 마음에서 나의 공구사랑은 출발했다. 그때 제품을 얻고 싶어 갖은 노력을 하던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면 이처럼 평생 공구를 사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좋은 직원 붙들려고 아내를 울릉도 특사로

사람과의 인연도 마찬가지다. 1983년 6월경 우리 집사람을 울릉도에 보낸 적이 있다. 아주 일 잘하는 여직원이 있었는데 공부는 대구에서 했고 집이 울릉도였다. 울릉도에 가더니 우리 회사에 오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일을 참 잘할 것 같은 사람이라 더욱 아쉬웠다. ‘사람이야 많다’고 생각했으면 거기서 끝났다. 우리 집사람을 울릉도 특사로 보냈다. 요즘으로 치면 대통령이 일본, 중국, 미국 등 관계가 어려운 나라로 특사로 보내는 것과 같다. 그만큼 그때 나에게 일 잘하는 직원이 꼭 필요했다. 아내가 배를 타고 울릉도에 들어가 그 직원을 만났지만 싫다고 하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아내는 돌아와야 했다. 그런데 하필 태풍이 와서 울릉도에 발이 묶였다. 약 일주일을 그 직원과 지내야 했다. 그 바람에 두 사람은 그만 친해져버렸고, 결국 그 여직원은 우리 회사로 와서 일하게 됐다. 그분의 이름은 임영애씨. 책임기업사의 경리분야 기초를 놓는 데 크게 기여한 분이다. 이 임영애씨는 후일 부산으로 시집 가 모 공구상 사모님이 되셨다. 나는 이분 덕분에 회사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고, 이분은 나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남편과 가업을 만나게 됐다. 무슨 일이든 사람이 중요하다. 이 귀한 약초 같은 사람도 금세 쉽게 만나지지는 않는다.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잘 우대하고 대접해야 한다. 인연 역시 처음부터 달고 좋기만 하다면 좋은 인연으로 오래가기가 어렵다. 갖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은 인연이 역시나 도움도 되고 오래가기 마련이다.
 
쉽게 얻으면 금방 사라져… 고난 통한 경험이 사업의 명약

혼자 곰곰이 돌이켜 생각해본다. 힘듦이란 다음에 좋은 열매를 거두기 위해 먹는 일종의 애피타이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움과 힘듦을 통하고 역경과 곤란을 거치면서 경험은 쌓인다. 그 경험이 내 마음 속에 심어져서 새로운 힘이 된다. 협회장도 출마 세 번 만에 당선됐다. 단박에 됐다면 협회와 우리업계에 대한 애정이 덜할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도저히 힘들어서 포기할까 하다가 한 번 더 해본 데서 당선됐다. 그래서 더욱 애정이 가고 업계를 위해 뭐든 하고 싶어진다. 협회 일에 몸담은 지 벌써 30년이 되어간다. 중간에 실패도 하고 울어 왔던 과거가 있어서 이리 오래 사랑하고 있지 않나 한다. 공구상과 협회와 공구메이커와 책임기업사, 나의 삶에서 모든 것을 다해 왔던 곳들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터전을 만들어가야 할 곳이라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쉽게 얻거나 편안하려고만 하지 말라. 너무 편하게 얻은 것은 쉽게 사라진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통해서 얻는 지식과 경험은 더 크고 강력한 새 힘이 된다. 이 과정에서 변화를 시도하면 10배, 100배 더 강한 에너지로 바뀌어갈 수 있다. 치열하게 뛰고 울고, 힘들어서 녹초가 되더라도 위기를 넘어봐야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그 열매는 달다. 또, 어떤 일이든 그냥 밖에서 구경하듯 하면 안 된다.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안에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겪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과정이 귀한 경험이 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후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열매는 약이 된다. 인생의 약이요, 경영의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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